강물마저 끓었다… 프랑스 '44도' 폭염에 원전 가동도 '비상'

프랑스 골페슈 원전 인근. 사진=AFP 연합뉴스
프랑스 골페슈 원전 인근. 사진=AFP 연합뉴스

프랑스에 기온이 최고 44도까지 치솟는 극심한 폭염이 몰아치면서 강물 온도가 상승하자, 원자력 발전소 가동에 잇따라 비상이 걸렸다.

23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EDF)는 전날 밤 남부 골페슈 원전의 전력 생산을 감축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원전 3곳의 운영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원전 냉각수로 사용되는 인근 강물의 수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조치는 원전을 식히고 나온 뜨거운 배수가 다시 강으로 흘러 들어갈 때, 하천의 수온이 법정 기준치를 초과해 수중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책이다. 가동 제한 영향을 받는 곳은 가론강 유역의 골페슈 및 블라예 원전과 론강 유역의 부제, 생탈반 원전 등이다.

EDF 측은 이번 감축 조치가 전체 전력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0년 이후 폭염으로 인한 원전 가동 중단이나 출력 감축이 연간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0.3%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향후 전력 수급에 미칠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 남부에서 강물에 뛰어들고 있는 피서객. 사진=A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 남부에서 강물에 뛰어들고 있는 피서객. 사진=AP 연합뉴스

한편 프랑스 기상청은 프랑스 본토 30개 기준 관측소의 평균 기온을 나타내는 전국 기온 지표가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47년 이래 야간 최고치인 21.6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역사상 가장 더운 밤을 보낸 셈이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는 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졌으며, 전체 주 절반에 달하는 54개 지역에 최고 단계인 '적색'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이 경보 시스템이 도입된 지 20여 년 만에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 내려진 비상조치다. 특히 남서부 랑드 주의 피소스는 최고 44.3도까지 치솟았고, 보르도는 42.1도를 기록했다.

당국은 이번 폭염을 이례적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규정했으나, 열기가 언제 꺾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폭염을 피해 물놀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40명 이상의 익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