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반도체 산업 호황 속 교육 현장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충북반도체고등학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 성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특성화 고등학교 중 하나로 떠올랐다.
NYT는 이 학교가 2010년 독일식 직업교육 모델을 본뜬 '마이스터고'로 지정됐으며, 반도체 제조 분야에 특화된 국내 4개 직업계 고교 중 가장 오래된 학교라고 소개했다. 전교생 약 300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반도체 장비를 모의 실습할 수 있는 시설 6곳이 마련돼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사상 최대 호황을 맞으면서, 해당 학교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서운석 충북반도체고 교장은 NYT에 “입학 문의가 최근 1년 사이 3배 증가했고, 학교 운영 모델을 배우려는 외부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 우리 학교가 한국에서 가장 '핫한' 학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NYT는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취업이 한국 청년층 사이에서 “복권 당첨”에 비견될 정도로 어려운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두 기업은 성과급 규모가 수억원대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성적 상위권 학생 일부만 두 기업 채용 및 장학 인턴십 프로그램 대상이 되며, 나머지 학생들은 전국 단위의 일반 채용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일부 교사는 학생들이 취업 시험을 앞두고 한 달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집중적으로 준비한다고 전했다.
졸업생들이 취업 후 고액의 성과급을 언급하며 학교를 다시 찾아오는 사례도 학생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 교장은 “1년 일하고 돌아온 제자가 내 연봉보다 큰 성과급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NYT는 반도체 산업 호황의 이면도 함께 짚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및 채용 확대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이 자본집약적 구조를 지닌 만큼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실제 일자리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소개했다.
NYT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공이 교육 현장의 변화와 청소년들의 진로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성장의 혜택이 고용 확대라는 형태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