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발광다이오드(LED) 칩 제조사 산안광전이 차세대 핵심 먹거리로 추진 중이던 대규모 미니·마이크로 LED 프로젝트 가동 시기를 2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전방 산업 수요 성장이 부진한 데다 대량 전사 등 핵심 공정 기술 고도화가 지연되며 신중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산안광전은 '후베이 산안광전 미니·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산업화 프로젝트' 예정 기한을 기존 2026년 6월에서 2028년 6월로 변경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부터 69억위안(약 1조5813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약 51%인 35억2000만위안이 집행됐다.
회사 측은 “이미 절반 이상 자금이 투입됐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장비 구매와 생산라인 가동 속도를 늦추며 자금 집행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소형 LED를 뜻한다. 이 칩을 화소(픽셀)로 써 사진이나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다. 무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 수명이 길고, 이론적으로 휘도(밝기)와 소비전력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우수하다.
하지만 마이크로 LED 양산에 필수적인 칩 미세화, 대량 전사 및 접합, 검사 및 리페어 등 핵심 공정의 기술 고도화도 예상보다 느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낮은 수율과 높은 가격 등 양산 기술로서 한계가 노출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TV, 스마트워치, 증강현실(AR) 시장 등 마이크로 LED의 주요 적용처로 꼽혀온 시장에서 상용화가 더디고 아직 대중화 및 대량 양산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애플도 10년 이상 애플워치용 마이크로 LED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2024년 포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마이크로 LED TV를 상용화했지만 1억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가격 때문에 연간 판매량이 100대 안팎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안광전이 서둘러 설비 투자를 마무리 지을 경우 오히려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개화 시점에 맞춰 설비를 가동하기 위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려는 복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안은 중국에서도 마이크로 LED 부문 가장 앞서있는 기업인데도 상용화가 가깝지 않다고 본 것”이라며 “여러 기술 난제를 극복하고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개화할 수 있을 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