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수소·암모니아 에너지 생산에 활용되는 귀금속 촉매의 형성 원리를 규명하며 고성능·고내구성 촉매 개발의 단서를 확보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현정 서강대 교수 연구팀이 지호일·권덕황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결정 내부에서 생겨나 표면으로 자라는 결함인 전위가 루테늄 금속 원자를 직접 실어 표면까지 운반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수소 생산과 연료전지, 암모니아 에너지 시스템에는 백금과 루테늄 같은 귀금속 촉매가 필수적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내구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금속 원자를 산화물 결정 내부에 심어둔 뒤 표면으로 스스로 나오게 하는 '엑솔루션(Exsolution)'이 주목받아 왔지만, 금속 원자의 이동 경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루테늄을 첨가한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입자를 모델로 결맞은 X선 회절 영상 기법(BCDI·나노 결정 내부의 미세한 뒤틀림을 3차원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기술)과 투과전자현미경(TEM)을 결합해 이 과정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금속이 표면으로 나오기 전 내부에서 전위라는 선형 결함이 생겨 표면 쪽으로 자라났고, 특히 혼합형 전위의 끝단에서 표면 입자의 약 75%가 집중 형성됐다.
가장 결정적인 발견은 이 혼합형 전위가 멈춰 있는 결함이 아니라, 표면을 향해 성장하면서 루테늄 원자를 함께 실어 나르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기존에는 금속 원자가 결정 전체를 가로질러 이동해야 해 고온·장시간이 필요했으나, 이번 연구는 전위가 성장하며 주변부의 원자 이동을 대신함으로써 원자들에게는 '지름길'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김현정 교수는 “어떤 결함을 만드느냐에 따라 촉매 입자의 크기와 분포를 정밀 설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번 성과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에너지 밸류 체인과 고내구성 촉매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25일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