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군이 남태평양에서 핵잠수함을 이용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인근 국가들의 강한 반발과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6일 AP 통신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중국군이 이날 오후 12시 1분 훈련용 모의 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태평양 해역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한 것은 지난 2024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중국은 1980년 '둥펑(DF)-5' 이후 44년 만에 태평양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직후에 발사 사실을 알렸다. 다음날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당시 발사한 미사일은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둥펑-31 AG'로 추정됐다.
중국 국방부가 재게시한 신화통신 성명에서는 이번 발사가 '연례 정기 훈련'의 일환으로 국제법과 관례를 철저히 준수했으며, 특정 국가나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 등 인근 역내 국가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발사 계획을 불과 몇 시간 전에 통보받았다고 밝히며, 해당 미사일이 낙하한 해역이 '남태평양 비핵지대'라는 점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남태평양 비핵지대는 1986년 체결된 라로통가 조약에 따라 지정된 곳으로, 역내 핵무기 보유가 전면 금지돼 있다. 중국 역시 1987년 해당 조약의 의정서를 비준하며 비핵지대 내 핵시험 금지와 서명국에 대한 핵 위협 금지를 서약한 바 있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AP 통신에 전달한 성명에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군사 활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다”며 “중국 측은 통보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시험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규탄했다.
특히 이번 발사는 호주와 피지가 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새로운 상호 방위 조약을 체결한 날과 겹쳐 더욱 파장이 일고 있다.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피지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주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지역 안정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라는 점을 중국 측에 분명히 전달해 왔다”고 강조했다.
탄도미사일의 비행 경로 및 예비 구역과 맞물린 일본 역시 사전에 기습 통보를 받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일본 해상보안청에 '우주 잔해물 낙하'를 이유로 와카야마현 시오노미사키 남방 해역을 위험 구역으로 설정한다고 통보한 데 이어, 발사 당일인 이날 오전 11시 30분 주중 일본대사관을 통해 이것이 탄도미사일 발사 계획임을 최종 설명했다. 실제 발사를 불과 30여 분 앞둔 시점이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등 일본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베이징 측에 재고를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관계부처가 협력하면서 우리나라 공역 및 해역 안전 확보에 힘쓰고, 방위성에서 경계·감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