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사업자들의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된 지 석 달 가까이 지났지만, 명확한 재승인 심사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방송법 개정에 따라 당장의 영업에는 문제가 없지만, 정부의 인허가 절차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사업자들의 투자와 사업 전략 수립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T커머스 사업자들은 현재까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로부터 재승인 심사와 관련한 공식 일정이나 절차 안내를 받지 못한 상태다.
단독 5개 사업자(SK스토아, KT알파쇼핑, 신세계라이브쇼핑, 쇼핑엔티, W쇼핑)와 겸영 5개 사업자(CJ온스타일, GS샵,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등 10개 사업자의 재승인 유효기간은 모두 지난 4월 18일 만료됐다. 각 사업자는 내부적으로 이르면 7월 말이나 8월 초 심사 일정이 공지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법령에 따라 기한 내 재승인을 신청한 사업자는 최종 처분이 내려질 때까지 기존 승인의 효력이 유지된다. 재승인 지연이 곧바로 영업 차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영상 불확실성 장기화가 문제로 꼽힌다. 재승인은 향후 수년간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핵심 인허가 절차다. 심사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기업은 투자와 사업 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법 개정으로 공백 없이 기존 승인이 유지되도록 제도가 보완된 만큼 사업 운영에 차질은 없다”면서도 “T커머스 재승인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사업 환경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T커머스 업계는 최근 모바일 중심 사업 구조 전환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확대, 콘텐츠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 방향과 재승인 조건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는 것은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화면 규제 완화 등 T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재승인 절차와 맞물려 있어 산업 전반의 정책 추진 역시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방미통위는 그동안 조직 정비와 심사 체계 구축 등의 이유로 재승인 절차에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범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만큼 절차 지연이 행정 신뢰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방미통위는 '위원회 조직'이기 때문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존재한다”면서 “현재 종편이나 지상파 재승인 심사와 완전히 동일한 속도 및 법적 절차 기준에 맞춰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전 과기정통부 업무 처리 방식과 속도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방미통위가) 상대적으로 늦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커머스의 '이달 내 재승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방미통위가 처리해야 할 안건이 산적한데다 홈쇼핑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공유받는 방송평가위원회도 최근에야 구성을 완료했다. 일각에서는 8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재승인 시점을 확답하기는 어렵다”면서 “기관 차원에서 최대한 속도를 내겠지만 규정된 법적·행정적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신중하게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