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의 연구개발 현장에서 지식재산 확보 방식이 인공지능 기반으로 전면 재편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IP-AX 기업 워트인텔리전스(대표 윤정호)가 LG전자와 지난 1일 자사 통합 플랫폼 키워트 및 키워트 인사이트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LG전자 연구원 전사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트 라이선스 방식이다. LG전자는 특허 창출 규모와 품질 양쪽에서 글로벌 최상위 수준을 유지해 온 한국의 대표적 IP 강자다. 높은 R&D 규모와 IP 창출 역량을 축적해 온 조직이 자체 인프라 확충이 아닌 국내 IP 테크 기업과의 전면 결합이라는 경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번 계약을 이례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허 확보의 시작점은 언제나 연구현장이다. 그러나 그동안 연구자와 IP 조직 사이에는 시간의 간극이 존재해 왔다. 연구자가 아이디어를 정리해 IP 담당자에게 넘기고, IP 담당자가 수십 개의 데이터베이스를 오가며 선행기술을 조사하고, 유사 특허를 분류하고, 명세서 초안을 다듬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 사이 연구 방향은 다시 이동하고, 경쟁 기술은 앞서 나간다. LG전자와 워트인텔리전스의 이번 협업은 이 간극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시도다. 연구자가 연구 과정 전반에서 경쟁 기술을 실시간으로 감안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AI 선행조사로 1차 검증한 결과를 바탕으로 IP 조직과 상시 소통하는 구조로 워크플로우 자체가 이동한다. 아이디어 단계에서 IP 확보에 이르는 전 과정이 하나의 AI-Native 워크스페이스 위에서 상시 연결되는 것이 이번 도입의 핵심이다.
윤정호 워트인텔리전스 대표는 “이번 계약은 한 기업의 도입 사례가 아니라 한국 R&D 현장이 AI-Native 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분기점”이라며 “워트인텔리전스는 연구 아이디어의 첫 단계부터 IP 확보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AI-Native 워크스페이스로 통합하는 IP-AX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이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와 같은 최상위 R&D 기업의 전사 단위 도입은 후속 대기업 연구조직의 의사결정 흐름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IP는 그 특성상 파일럿과 전사 도입 사이의 문턱이 유독 높은 영역이다. 이 문턱을 넘은 첫 사례가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의 기준선을 다시 그린다.
미국ㆍ유럽ㆍ일본의 주요 R&D 강자들은 이미 자국 IP 테크 기업과의 결합을 통해 AI 기반 워크플로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 흐름은 향후 기술 확보 속도와 특허 품질 양쪽에서 국가 단위 경쟁력의 격차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글로벌 IP 출원 상위 국가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대기업 연구조직의 AI-Native 전환 속도는 곧 산업 경쟁력의 속도와 직결된다. 이번 협업은 국내 IP-AX 생태계가 자국 기업과 자국 기술로 자립적 전환 경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단일 계약을 넘어선 산업적 의미를 지닌다.
워트인텔리전스는 하반기 자체 언어모델 PlutoLM 2.0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화학식 검색 기능, 일본어 지원 확대, 통합 멤버십과 개인 워크스페이스 개편 등 후속 로드맵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IP-AX 카테고리 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 R&D가 지난 30년간 축적해 온 IP 창출 경쟁력을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내고 확보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있다. 워트인텔리전스는 그 국면의 표준을 자국 기술로 정의하는 길 위에 서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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