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가 그래핀에서 기존 고성능 비선형 광소재보다 1000배 이상 강한 비선형 광응답을 확인하고, 전압으로 광신호를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배열된 원자 한 층 두께의 소재로, 전기 전도성과 광학적 특성이 뛰어나 차세대 반도체와 광소자 소재로 연구되고 있다. 다만 입사한 빛의 약 2.3%만 흡수해 광신호 제어와 검출에는 한계가 있다.
아주대는 염동일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광통신에 쓰이는 C-밴드 파장 영역에서 그래핀의 3차 비선형 감수율을 측정한 결과 10⁻¹³㎡/V² 수준에 이르렀다고 7일 밝혔다. 3차 비선형 감수율은 물질이 빛에 반응해 새로운 광신호를 생성하거나 변환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연구팀은 파장이 거의 같은 두 레이저를 그래핀에 입사하는 '준축퇴 사광파 혼합' 현상을 분석했다. 사광파 혼합은 여러 빛이 물질과 상호작용해 새로운 파장의 빛을 만드는 비선형 광학 현상이다.
실험 결과 전압으로 그래핀 내부의 자유전자 농도를 조절하는 전기적 도핑을 통해 광신호를 켜고 끌 수 있었다. 신호가 켜졌을 때와 꺼졌을 때의 차이를 뜻하는 온·오프 대비는 최대 23㏈(데시벨)로, 신호 억제율은 99.5%였다.
연구팀은 준축퇴 사광파 혼합 실험으로 그래핀 내부 전자의 초고속 움직임도 관측했다. 양자 마스터 방정식으로 분석한 결과 빛에 의해 여기된 디랙 전자의 위상 결맞음 소실 시간은 최대 70펨토초로 나타났다. 1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광통신과 광센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광정보 전송·연산용 저전력 소자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염동일 교수는 “그래핀의 비선형 광응답이 광신호 변환과 전자의 초고속 양자 동역학 분석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진이 참여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포토닉스(PhotoniX)' 6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