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의 파산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간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MBK가 주요 채권자 메리츠금융 간 공방이 지속되면서 회생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은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결정일로부터 14일 이내 항고가 가능하며, 전문가들은 홈플러스가 항고 기간 내 200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할 경우 회생절차가 재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오는 17일이 홈플러스 운명의 날이 되는 셈이다. 홈플러스가 2000억원을 조달할 경우 1만2000명에 달하는 직원 일자리를 지키고 4600여곳에 달하는 협력사도 타격을 피할 수 있다.
문제는 법원 회생 폐지 결정을 두고도 MBK파트너스와 주요 채권자 메리츠금융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생을 위한 2000억원 조달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회생법원의 회생 폐지 결정 이후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이 2000억원 DIP금융(긴급운영자금)을 집행할 경우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1000억원을 연대보증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지만, 메리츠금융은 1000억원 이상 자금을 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회생 폐지 책임이 메리츠금융에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다만 메리츠금융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당초 1000억원을 초과한 자금 집행을 언급한 적이 없으며, 김병주 회장과 MBK가 보증을 선 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MBK가 채권자인 메리츠와 상의 없이 법원에서만 보증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실제 보증 의지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MBK가 회생 폐지 책임을 채권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메리츠금융은 그간 지속해서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가 연대보증을 실시할 경우 1000억원 DIP금융을 즉시 집행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미 1000억원 자금을 에스크로에 예치해 둔 상태다.
메리츠금융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1년 3개월이 지났음에도 홈플러스 영업환경과 기업가치는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며 “남은 2주간 MBK는 최대주주이자 경영책임자로서 투자수익만 회수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제는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마땅히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와 법조계에서도 대주주 MBK파트너스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회생 폐지 결정 이후 입장문에서 “수십만 국민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몬 투기자본 MBK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사법적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요구한 상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민연금공단에게 MBK가 운영하는 11개 펀드에 투자한 2조원 가량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9일엔 MBK와 메리츠금융을 만나 회생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