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스타트업 리코, 리사이클링 '폐기물 시장 돌풍'…창업 8년만 400억 매출

리코의 폐기물 관리 플랫폼 '업박스' 스테이션
리코의 폐기물 관리 플랫폼 '업박스' 스테이션

충남 예산 산골에서 출발해 국내 폐기물 시장을 '평정' 중인 스타트업 '리코'가 등장해 시선을 끌고 있다. 창업 8년 만에 대기업 등 6000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연 매출 400억원을 달성, '대한민국 1호 기후테크 유니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충남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8일 도에 따르면, 예산 덕산 가야산 자락에 본사를 둔 리코(대표 김근호)는 폐기물을 자원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로 2018년 설립한 사업장 폐기물 처리 전문 업체다.

리코는 자체 개발 맞춤형 폐기물 관리 플랫폼 '업박스(Upbox)'를 통해 물류센터, 쇼핑몰, 공장, 음식점 등 각종 사업장의 음식물, 플라스틱, 종이, 비닐, 폐식용유, 일반 쓰레기 등 78종 폐기물을 통합 수거·처리·자원화하고 있다.

8년 전 리코의 출발은 여느 스타트업처럼 단출했다. 두 대의 쓰레기 수거 차량과 두 명의 현장 매니저가 전부였다.

리코는 2019년 음식쓰레기 수거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0년 3월 업박스를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업박스를 바탕으로 각 사업장에 맞는 폐기물 관리 방식을 제시하고, 기존 처리 업체가 분야별로 제각각 폐기물을 취급하던 것과 달리 78종의 폐기물을 일괄 수거·처리했다.

리코는 특히 사업장의 폐기물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해 처리 비용을 산정해 업체들은 비용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었다.

리코의 '업박스' 차량
리코의 '업박스' 차량

수거 일정을 정확히 준수하고, 전용 수거함과 박스, 분리배출장, 압축기 등을 설치해 악취를 풍기던 폐기물 배출장은 쾌적하게 변모했다.

고객 응대 전담팀을 가동해 수거 과정에서의 문제점에 즉각 대응했고, 수거 차량에 위치정보 시스템(GPS)을 장착해 고객사에 폐기물 처리 과정을 실시간 공유했다.

리코는 또 업박스 클라우드를 통해 각 사업장이 배출량 증감과 비용 등을 직접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정·대용량·건설 폐기물 배출자 등의 경우 사용이 의무화된 폐기물 종합관리시스템(올바로) 입력 자료를 지원함으로써 사업장의 편의성을 더했다. 주먹구구식 폐기물 산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비효율성을 개선했다.

창업 초기 서울 코엑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입찰 성공을 시작으로, 대기업 물류업체와 백화점, 5성급 호텔 등 전국 60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리코는 2023년 연 매출 200억원을 돌파한 뒤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에 지사를 설치하고, 종업원은 86명으로 늘었다.

리코는 이러한 성장 배경 중 하나로 도가 출자한 벤처펀드 등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했다. 도가 출자한 벤처펀드 '디쓰리 미래환경 투자조합'은 2024년 리코에 4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이케아그룹의 투자사인 '잉카 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규모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잉카 인베스트먼트가 순환 경제 분야 10억 유로(1조 7293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아시아 기업으로는 첫 투자 유치 사례다.

리코는 2022년 기업혁신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에 이어 2024년 국무총리상을 받았으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아태 지역 고성장 기업 순위에서 폐기물 관리 분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리코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업박스 서비스를 선보이며 국제 무대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도 관계자는 “스타트업인 리코가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도 벤처펀드 등의 투자가 뒷받침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역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지원을 통해 충남형 유니콘 기업을 지속해 키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코의 '업박스' 차량
리코의 '업박스' 차량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