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로 '코브라'가 둥둥… 中 남부 폭우에 '뱀 900마리' 탈출 소동

지난 6일 중국 남부에 위치한 뱀 사육장이 폭우로 침수되면서 홍수가 난 거리에서 뱀이 헤엄치고 있다. 사진=엑스(@newszg_official) 캡처
지난 6일 중국 남부에 위치한 뱀 사육장이 폭우로 침수되면서 홍수가 난 거리에서 뱀이 헤엄치고 있다. 사진=엑스(@newszg_official) 캡처

태풍으로 인한 기습적인 폭우로 중국 남부의 한 뱀 양식장이 침수되면서 코브라를 포함한 뱀 수백 마리가 무더기로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현지 주민이 독사에 물리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당국과 주민들은 긴급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8일 중국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환구시보 영문지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헝저우시 일대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저수지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저지대에 위치한 소규모 뱀 양식장이 침수됐다.

이 사고로 양식장 시설이 파손되면서 사육 중이던 약 800~900마리의 뱀이 인근 마을과 야산으로 전량 유출됐다. 여기에는 왕쥐잡이뱀처럼 독이 없는 뱀 외에도, 코브라와 물뱀 같은 독사도 포함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흙탕물 위로 독사 여러 마리가 고개를 꼿꼿이 쳐든 채 헤엄치고 있는 아찔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건물 근처까지 독사가 들이닥치자, 건물 거주민이 막대기로 독사를 내리치며 쫓는 모습도 담겼다.

갑작스러운 '뱀 떼의 습격'에 마을은 공포에 휩싸였다. 현재까지 고립 지역에 있던 주민 1명이 탈출한 독사에 물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주민들은 “홍수로 고립된 일부 주민들이 추가로 뱀에게 물렸지만, 불어난 물 때문에 제때 병원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고립돼 있다”며 긴박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현지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민간 뱀 포획대'를 결성해 생포 작업에 나섰다. 헝저우시 정부 역시 구조 인력을 긴급 투입해 수해 주민 대피와 함께 대대적인 뱀 수색·포획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당국은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전면 자제하고, 뱀을 목격하는 즉시 직접 잡으려 하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강력히 당부했다.

한편, 이번 사고가 발생한 광시 지역은 한약재와 가죽 가공 등을 목적으로 한 중국 내 최대 뱀 사육지 중 하나다. 전성기 시절에는 전국 사육량의 약 70%에 달하는 2000만 마리의 뱀이 이 일대에서 사육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가 피해 우려와 함께 사육 시설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