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공동구매를 오프라인으로 옮긴 지역 기반 '하이퍼로컬 공구(동네 공동구매)'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장이 급증, 새로운 오프라인 유통 채널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역 기반 오프라인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업체들이 대단지 아파트 근린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러한 매장은 소비자가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으로 선주문하면 본사가 필요한 만큼만 발주하고, 소비자는 지정일에 동네 매장에서 상품을 받는 구조다. 선주문 기반으로 필요한 물량만 발주해 재고 비용을 줄이고, 제조사 직거래와 공동구매 방식으로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 고물가 장기화로 생활밀착형 소비가 늘어난 데다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공동구매 수요가 빠르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확장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다이클로다. 지난해 6월 1호점을 연 뒤 1년 만에 가맹계약 기준 전국 200호점을 돌파했다. 현재 182개 매장이 문을 열었고, 24개 매장이 추가 개점을 앞두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전국 300~350호점 확보가 목표다.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매장 운영 시스템을 개발해 재고와 주문, 응대를 자동화했다.
우리마을유니티가 운영하는 '우리동네국민상회'는 현재 163개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월 50개이던 계약 매장이 1년 반 만에 3배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매장 평균 매출은 7000만원대를 기록했다.
소도몰은 현재 274개 매장을 열었다. 2024년 운영을 시작해 이달 초에는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받으며 신규 투자도 유치했다. 가맹 계약은 500개점을 넘어서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후발 주자도 가세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셀렉티카 '만만마켓'은 6개월 만에 매장 계약 30건을 넘어섰다. 지난달 투자사 젠엑시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매장 확대와 운영 효율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는 이러한 회사들이 단순 공동구매를 넘어 지역 기반 큐레이션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자체브랜드(PB) 상품 확대와 지역 생활 서비스 연계, 광고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이클로는 매장 미디어보다 광고 수익을 가맹점과 나누는 수익 공유 모델을 운영 중이다. 우리동네국민상회는 기존 주력 상품군이던 신선식품뿐 아니라 가전, 의류, 렌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소도몰은 지역 커뮤니티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등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퍼로컬 공구 모델은 쿠팡, 컬리, 네이버 등 이커머스와 비교해 확장에 한계는 존재하지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픽업하려는 지역 주민의 니즈를 공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오프라인 공동구매 매장 거점은 아직 전체 시장의 10%도 차지 않아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온라인 큐레이션 역량에 오프라인 공급·판매 역량을 더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과 신뢰 체계를 담보한다면 다양한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