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두 달 만에 7000선 내줬다…SK하이닉스 12% 폭락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장중 6% 넘게 급락해 2개월여만에 7000선을 내줬다. 이날 오후 12시 12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497.05포인트(6.65%) 내린 6978.89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장중 6% 넘게 급락해 2개월여만에 7000선을 내줬다. 이날 오후 12시 12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497.05포인트(6.65%) 내린 6978.89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장중 8% 가까이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줬다. 지난 5월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선 지 두 달여 만이다. 반도체 실적 전망을 둘러싼 불안과 미국·이란 간 갈등 재고조, 레버리지 상품의 수급 악화 우려가 겹치며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확산했다.

13일 오후 1시 3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94.97포인트(7.96%) 떨어진 6880.97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63.91포인트(0.85%) 하락한 7412.03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가 7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6일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한때 90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6800선까지 밀렸다.

급락세가 이어지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 34분께 유가증권시장에 프로그램매매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번 발동은 올해 들어 35번째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낮 12시 12분 기준 외국인은 1조3983억원, 기관은 519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8574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했다. 낮 12시 12분 기준 삼성전자는 7.72% 떨어져 26만원대로 내려왔고, SK하이닉스는 12.39% 급락하며 200만원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 급락에는 미국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차익 실현과 실적 기대치 하향 우려가 동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ADR은 지난 10일 'SKHY'라는 종목명으로 미국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실제 상장 이후 재료 소멸에 따른 매물이 출회됐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첫날 SK하이닉스 ADR이 국내 본주 환산 가격보다 약 16%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으며, 이날 본주 급락으로 ADR과 국내 주식 간 가격 차이가 장중 25% 이상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 하향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장기공급계약(LTA)과 매출 구조 변화를 반영해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9%, 11%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실적 전망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동반 매도로 이어졌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도 증시 부담을 키웠다. 주말 동안 호르무즈해협 폐쇄 문제를 두고 미국과 이란이 강경한 입장을 주고받은 데 이어 군사시설 폭격 관련 소식이 이어지며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이번 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높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에 대한 규제 가능성도 수급 불안을 자극했다.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상품의 증거금을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SK스퀘어, 삼성전기 등 최근 강세를 보였던 반도체 관련 종목에도 매물이 확산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이 반도체 업황 자체의 훼손보다는 높아진 실적 기대치와 ADR 상장 재료 소멸,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겹친 수급 조정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급락은 중장기 이익 방향성이 훼손된 결과라기보다 ADR 상장이라는 단기 이벤트 소멸과 높아진 실적 기대치,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동시에 반영된 변동성 조정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