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 온라인 판매 규모가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총 판매액이 기존 최대치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거래 비중이 급속도로 늘면서 가전업계 판매 전략 중심도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가전·전자 온라인 거래액이 약 1조56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20년 이후, 5월 기준 처음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월별 거래액으로는 역대 4위에 해당한다. 1위는 지난해 7월 1조6690억원, 2위는 2023년 11월 1조6050억원, 3위는 2021년 7월 1조5970억원이다. 상위 기록이 대부분 여름(6~7월)·겨울 성수기(11월)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수기 진입 전인 5월에 1조 5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월드컵 특수와 예년보다 이른 더위로 TV, 에어컨, 선풍기 등 계절가전 수요가 조기에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통상 6~8월, 11~12월에 집중되던 대형가전 구매 수요 일부가 5월로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기조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가전·전자 온라인 거래액은 16조5000억원 안팎으로 늘어 역대 최고치인 2024년 16조3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6월에는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 등 대형 할인 행사 효과가 반영돼 월간 거래액 신기록 작성 가능성이 높다.
지난 달 8일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된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은 공식 온라인몰인 삼성닷컴 또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등 제휴 오픈마켓을 통해 상당수 물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LG전자도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가대표 가전 세일 페스타'로 맞불을 놨다.
가전·전자 온라인 거래액은 2020년 연간 약 13조5000억원에서 2024년 약 16조3800억원으로 4년 만에 20% 넘게 늘었다.
가전 온라인 판매채널은 온라인 전용몰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온·오프라인 병행몰 거래액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오프라인 유통 기반을 가진 대기업 역시 온라인 판매 채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자 대기업 임원은 “올해 온라인 판매비중은 70%에 육박할 것”이라며 “온라인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유통업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접점을 판매 중심에서 체험형 복합 공간으로 재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매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뒤 온라인으로 최종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자리잡으면서, 매장 역할이 판매보다 전시와 체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오프라인 매장 '삼성스토어' 리브랜딩을 추진하고 있다.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 1 대 1 전문 상담, B2B·혼수 등 지역별 특화 매장으로 개편 중이다. 매출 대비 수익성(2025년 기준 매출 3조7209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이 극히 낮아, 매장 자체보다 브랜드 체험·온라인 구매 유도 채널로 기능을 옮기는 것이다.
LG전자 오프라인 판매망인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05억원으로, 전년(243억원)보다 15.7% 줄었다.
LG전자는 지난해 서울 강남에 지상 5층 연면적 약 2700㎡ 규모로 플래그십 스토어 'D5'를 열며 오프라인 접점 개편 포문을 열었다. 1층 '고객 맞이 공간', 2~4층 '제품 체험 공간', 5층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층별 테마를 분리해 운영해 오픈 5개월 만에 베스트샵 단일 매장 방문자 1위 기록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에서 브랜드를 경험하는 곳으로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온라인이 판매를, 오프라인이 체험과 상담을 맡는 역할 분담이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