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치연, 김치 부산물 무 껍질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재활용 기술 개발

김치 부산물 기반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모식도.
김치 부산물 기반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모식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김치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무 껍질 등 부산물을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으로 활용하고 이러한 폐자원에 적합한 생산균주를 데이터로 설계하는 '정밀 바이오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김치산업에서는 매년 약 13만2000톤의 무가 사용되며, 이 과정에서 식품으로 활용되지 않는 부산물이 약 1만 7천 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약 94%가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되거나 음식물류 폐기물로 배출돼 처리 비용이 발생하고 환경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양정은 세계김치연구소 순환유통기술연구단장 연구팀은 무 부산물을 효소로 분해해 만든 당화액(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당이 풍부한 액체)을 대장균의 배양 원료로 활용해 자연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인 '폴리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P(3HB))'를 생산했다.

그 결과, 무 부산물 당화액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제 포도당 배지보다 P(3HB) 축적에 더 유리한 특성을 보여, 폐자원이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유망한 탄소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세계김치연구소 연구진. 왼쪽부터 양정은 단장(교신저자), 황재성(제1저자), 정채림(제1저자).
세계김치연구소 연구진. 왼쪽부터 양정은 단장(교신저자), 황재성(제1저자), 정채림(제1저자).

이어 연구팀은 RNA 시퀸싱(RNA-seq)으로 확보한 유전자 발현 정보와 게놈 규모 대사모델(GEM·세포 내 물질대사를 컴퓨터로 예측하는 모델)을 통합 분석해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을 촉진하는 핵심 대사 경로와 유전자들을 도출했다.

새롭게 설계한 생산균주는 기존 균주보다 바이오플라스틱 축적 능력이 약 78% 증가했으며, 세균 무게의 약 72%가 P(3HB)로 채워질 만큼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5리터 발효조 규모의 실험에서도 배양액 1리터당 최대 5.75g의 P(3HB)를 생산해 공정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폐자원을 바이오플라스틱 원료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폐자원의 특성을 데이터로 분석해 이에 가장 적합한 생산균주를 설계하는 새로운 바이오제조 기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배추를 비롯한 다양한 김치 원재료와 농식품 부산물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 폐자원의 고부가가치 자원화와 순환경제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정은 단장은 “이번 기술은 폐자원에 따라 생산균주를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농식품 부산물의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친환경 바이오소재 생산기술로 고도화해 순환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환경·바이오자원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리소스 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