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삼성·LG 참전에 판 커진 로봇청소기 시장](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7/14/article_14170838777158.jpg)
중국 로보락이 선두를 지키고 있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유럽 가전기업과 전문 로봇업체까지 잇따라 신제품을 투입하고 있다. 200만원 이상 하이엔드 제품과 저가 제품으로 양분되던 시장이 다기능 제품으로 확대되면서 로봇청소기가 소비자의 편의가전을 넘어 필수가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 6월 판매량 급증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로봇청소기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 국내 기업의 판매량이 급증, 로보락이 장악해 온 시장 판도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를 비롯한 경쟁사 역시 하반기 연이어 신제품을 출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이 지난 달 국내 월간 판매량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실시한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 기간 로봇청소기 판매가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 삼성전자몰에서 14일 기준으로 로봇청소기를 구매할 경우 9월말 이후에나 배송이 가능하다. 현재 공식몰에서 판매 중인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배송이 밀려 있다.
삼성전자도 6월 판매량 기준 점유율에서 처음으로 선두에 오른 것으로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월 월간 판매량 2만대를 크게 뛰어넘는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3월 플래그십 모델 출시 이후 중급·보급형 제품까지 선보이며 라인업도 완비했다.
가전업계는 삼성전자의 판매 급증이 대규모 판촉 행사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청소기 수요 기반 자체가 넓어진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의 참전이 구매 진입장벽을 낮추고 시장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LG전자도 이달 청소로봇 신제품 'LG 홈봇 오브제컬렉션 로니'를 출시, 맞불을 놓고 있다. 2년만의 신제품이다. '청소로봇'으로 아예 로봇청소기를 재분류했다. 출고가 기준 삼성전자 로봇청소기보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15일까지 출시 기념 사전예약 혜택 제공 이후에도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급형 제품 역시 이른 시일 내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프리미엄과 보급형 제품을 동시에 확대하는 것은 로봇청소기 시장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독립 가전군으로 취급할 만큼 시장이 확대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체 간 경쟁도 단순한 점유율 다툼을 넘어 신규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수성 나선 로보락…견제 나선 드리미, 유럽 가전 기업도 가세

실제 국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로보락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출시가 오히려 시장 규모 전체를 늘렸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기존 프리미엄 중심 제품군에서 가격대·기능별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국내 기업의 추격에 대응하고 있다. 로보락은 5월에는 '초슬림 로봇청소기 Q레보 엣지 2'를 선보였다. 플래그십 모델 대비 60~70% 수준의 가격대다. 사후서비스(AS)도 강화하며 시장 수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드리미와 에코백스 등 다른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도 고기능 신제품을 앞세워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드리미는 이달 'X60 울트라' 판매를 시작했고, 에코백스는 연초 '디봇 X11 프로 옴니'를 내놨다.
중국 업체들은 흡입력과 물걸레 자동세척을 넘어 문턱 극복, 공간 인식, 장시간 연속청소 등 차별화 기능을 강화하며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신제품 경쟁은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유럽 가전기업과 해외 전문업체들도 잇따라 국내 진출·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럽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도 이달 국내 시장에 신제품 '800 로봇청소기 5-in-1 올인원스테이션' 판매를 개시했다. 중국 로봇청소기 전문기업 피세아(PICEA)와 협업한 제품이다. 추가 신제품 모델 출시를 위한 전파인증까지 완료했다. 앞서 다이슨은 1월 국내에 '스팟앤스크럽 AI'를 국내에 출시했다. 드론 전문기업 DJI도 9월 로봇청소기 2세대 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와 다이슨 등 글로벌 가전기업들은 중국 전문업체와 협업해 100만원 안팎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다기능 제품을 내놓으며 기존 프리미엄 시장의 가격 하단을 넓히고 있다. DJI는 드론에서 쌓은 장애물 회피 기능을 로봇청소기에 적용한 고사양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100만원대 다기능 제품군…가격도 기능도 세분화
가전업계는 이같은 신제품 러시가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인텔리전스는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62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70억5000만달러, 2031년에는 132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3.5%에 달한다.
시장 성장의 핵심은 단순한 판매량 증가보다 가격대와 기능의 세분화에 맞춰질 전망이다. 실제 자동 먼지 비움과 물걸레 세척·건조, 사물 인식 등 주요 기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을 100만원 안팎으로 낮춘 제품이 증가하고 있다.
프리미엄 기능 경쟁도 한층 고도화되고 있다. 로봇팔로 바닥의 장애물을 치우거나 높은 문턱을 넘고, 오염도와 공간 특성에 따라 청소 방식을 자동으로 바꾸는 제품이 등장했다. 단순히 바닥을 대신 닦는 가전에서 집 안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작업을 판단하는 생활로봇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가전업계가 로봇청소기를 인공지능(AI) 홈과 연결되는 핵심 기기로 보는 이유다.
판매·서비스망을 갖춘 국내외 대형 가전기업의 가세도 시장 대중화를 가속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높은 가격과 사후서비스에 대한 불안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국 단위 유통·서비스망을 앞세우고, 중국 업체들도 국내 서비스센터와 방문수리 체계를 강화하면서 소비자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보안 기능 강화와 직배수 연결, 하부장 빌트인 등 부가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한국 가전기업을 벤치마킹해 서비스를 강화하는 구조로 시장이 확장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의 참전이 기존 업체의 판매량을 빼앗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청소기 자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는 한두개의 최고가 제품이 시장을 이끄는 구조보다 가격과 기능, 주거환경에 따라 다양한 제품이 경쟁하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