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청소기 전문기업 피세아(PICEA)가 글로벌 가전업체의 새로운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와 일렉트로룩스, 다이슨 모두 피세아와 협업하지만 제품 전략은 서로 다르다.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면서도 브랜드별 가격과 기능, 차별화 요소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출시한 청소로봇 제조 공정에서 피세아와 협업했다. 피세아의 제조 생태계를 활용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핵심 기능은 대폭 강화했다. 인공지능(AI) 기반 공간 인식, LG 씽큐 연동 등 자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결합했다.
반면, 일렉트로룩스는 피세아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달 출시한 '800 로봇청소기 5-in-1 올인원스테이션'은 90만원 안팎 가격에 자동 먼지 비움과 물걸레 세척·건조 등 프리미엄 기능을 담았다. 전파인증을 완료한 신제품 역시 마찬가지로 피세아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이슨 역시 로봇청소기 일부 부품을 피세아와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개발을 통해 개발 기간을 줄이는 동시에 흡입 기술과 사용자 경험 등에서는 다이슨의 강점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피세아는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로봇청소기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1월 로봇청소기 시장을 개척한 미국의 아이로봇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아이로봇을 비롯해 GE, 하이얼, 월풀, 필립스, 카처, 샤크, 샤오미, 앵커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로봇청소기용 모터와 라이다 뿐만 아니라 소형 가전 부품 전반을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피세아의 부상을 로봇청소기 공급망의 중심이 완전히 중국으로 이동했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독일 밀레가 대표 사례다.
밀레는 국내 로봇기업 유진로봇과 로봇청소기를 공동개발했다. 2017년 유진로봇에 4000만유로를 투자하며 협업을 강화했던 밀레는 로봇청소기 공급망을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유진로봇 역시 2024년말 관련 제품 개발과 생산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는 중국 제조 공급망의 고도화를 보여주는 사례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차별화된 브랜드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제조 플랫폼을 확보하지 않고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