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을 여행 중이던 한 관광객이 길거리에서 우연히 발견해 가져간 회화 작품이 2억 원이 넘는 거장의 진품으로 밝혀졌다. 해당 관광객은 그림보다 액자에 더 관심을 가졌으나, 인공지능(AI)을 통해 명화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11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무르시아 지역의 소도시 푸에블라 데 소토에 거주하는 안드레스 우르타도(57) 씨는 가족과 함께 세비야를 방문했다가 거리에서 방치된 그림 한 점을 발견했다.
우르타도 씨는 현지 언론 디아리오 데 세비야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거리 한복판에 그림을 두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며 “그림 자체보다는 금빛 액자가 마음에 들어 호텔로 가져오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여행을 마치고 귀가한 그는 AI를 활용해 해당 작품의 정보를 검색했다. AI는 해변을 배경으로 떠 있는 배 두 척을 묘사한 이 그림이 스페인의 유명 인상주의 화가 호아킨 소로야(Joaquin Sorolla)의 화풍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우르타도 씨는 “소로야는 복제품과 위조품이 많은 작가라 진품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진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신반의하던 우르타도 씨는 정확한 감정을 위해 경매 회사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해당 작품은 위작이나 모조품이 아닌 소로야의 친필 서명과 헌사가 포함된 진품으로 확인됐다. 감정가는 최소 15만 유로(약 2억 5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유실된 그림의 원주인은 세비야 지역의 한 가족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휴가를 떠나기 위해 차량 트렁크에 짐을 싣는 과정에서 혼잡한 교통 사정 등으로 인해 실수로 그림을 길거리에 두고 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그림이 사라진 것을 알아챈 가족은 세비야 시내 곳곳에 전단지를 붙이고 경찰에 도난 신고를 접수했다.
매체를 통해 사건 경위를 접한 우르타도 씨는 즉시 경찰에 연락해 “그림을 훔친 것이 아니라 길가에 버려진 것을 수거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작품을 안전하게 반환했다.
그림을 무사히 돌려받은 소유주 가족은 정직하게 작품을 돌려준 우르타도 씨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며 사례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