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28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운항 모델을 처음 제시하며 '하늘 나는 택시' 시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국산 UAM 기체도 처음으로 일반에 선보이며 상용화 기대를 높였다.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와 인천대학교 INU이노베이션센터 일원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 현장에는 학생과 시민, 연구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국산 UAM의 첫 비행을 보기 위해 모였다. 오전 내내 부슬비가 내렸지만 행사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에는 비가 그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비행 쇼케이스는 기체 프로펠러가 회전하며 이륙을 준비하는 듯했지만 곧 멈춰 섰다. 제조사인 삼보모터스그룹측은 시스템 신호를 재설정하고 건물 내 와이파이를 꺼달라고 요청하는 등 복구에 나섰지만 끝내 정상 비행에는 실패했다. 기술진은 외부의 정체불명 전파 간섭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원인을 분석 중이며 16일 시연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비행은 미뤄졌지만 이날 공개된 기체 자체는 국내 UAM 산업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남겼다. 민간 국내 기업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UAM 기체를 일반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시험용 기체(OPPAV)를 중심으로 실증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민간 기업이 개발한 기체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국내 UAM 산업이 실증을 넘어 실제 서비스 준비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박람회장도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체감하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오후 들어 관람객이 늘면서 UAM 기체와 버티포트, 교통관리 시스템, AI 자율비행 드론, 드론 배송과 재난 대응 서비스 등을 둘러보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UAM 통합관에서는 탑승 예약과 보안검색, 버티포트 이용, 비행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었다. 조종석에 올라 시뮬레이터를 직접 체험해 보니 기체가 도심 상공을 가로지르며 실제 '하늘 택시'를 타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국토부는 이날 박람회를 계기로 2028년 초기 상용화를 위한 시범운용모델도 공개했다. 초기 서비스는 관광형(A-A), 지역연계형(A-B), 공항연계형(A-B) 등 운항 조건이 비교적 단순한 노선부터 시작한다. 조종사가 탑승한 상태에서 일출부터 일몰까지만 운항하고, 시정 5㎞ 이상·운고 450m 이상 환경에서 지정된 회랑을 따라 하루 최대 편도 10회 운항하도록 하는 등 초기 안전 기준도 구체화했다.
정부는 기체 인증 기준과 버티포트 설치 요건, 관제 체계, 책임보험 기준, 사업자 요건 등 초기 상용화에 필요한 기준도 구체화했다. 기존 항공 교통체계를 활용해 충분한 운항 경험과 안전 데이터를 축적한 뒤 단계적으로 운항 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전문인력 양성에도 본격 착수한다. 국토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국내 제1호 UAM 조종사·정비사 양성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올해 세부계획을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 공개 모집을 실시하고, 선발 인력은 하반기부터 글로벌 기체 제작사의 전문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향후 국내 UAM 자격체계와 안전기준 구축에도 참여하도록 해 초기 운항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국내에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은 “그동안 UAM 논의가 미래 운항체계의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시범운용모델과 조종사·정비사 양성 프로젝트는 실제 운항을 위한 기준을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UAM 서비스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