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것보다 큰 AI 강국이 됐다, 그런데 수익은 미국이 가져간다

AI 강국이라고 하면 대개 미국과 중국을 떠올린다. 그런데 2026년 상반기, 유럽에서 조용히 판이 뒤집혔다. 영국 AI 산업의 몸값이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것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창업자 지원 기관 파운더스 포럼(Founders Forum)이 테크 네이션(Tech Nation)과 함께 펴낸 '테크 네이션 리포트 2026(Tech Nation Report 2026)'은 이 역전을 숫자로 보여준다. 테크 네이션 리포트란 영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자금, 인재, 기업 가치를 해마다 추적하는 대표 산업 보고서를 말한다. 미국도 중국도 아닌 '제3의 나라'가 AI로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한국이 눈여겨볼 대목이 많다.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영국 AI, 5년 만의 역전

영국 AI 생태계의 가치가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규모를 넘어섰다. 리포트에 따르면 영국 전체 기술 산업의 시장 가치는 1조 6천억 달러이고, 그중 AI 부문이 5천 180억 달러로 전체의 32%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지난 5년 사이 두 배로 뛰었다. 한 해 동안에만 AI 부문 가치가 2천 550억 달러 늘어 97% 급증했다. 성장 속도로 보면 영국 AI는 최근 3년간 프랑스보다 3배, 독일보다 2배 빨랐다.

그림1. 영국·독일·프랑스 AI 시장 가치 추이(2021~2026년 상반기). 영국이 5,180억 달러로 유럽 1위. (출처: Tech Nation Report 2026 / Dealroom)
그림1. 영국·독일·프랑스 AI 시장 가치 추이(2021~2026년 상반기). 영국이 5,180억 달러로 유럽 1위. (출처: Tech Nation Report 2026 / Dealroom)

그림1. 영국·독일·프랑스 AI 시장 가치 추이(2021~2026년 상반기). 영국이 5,180억 달러로 유럽 1위. (출처: Tech Nation Report 2026 / Dealroom)

몸값이 두 배가 됐다는 말은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쉽게 말하면, 5년 전에는 영국 기술 산업에서 AI가 차지하는 몫이 지금의 절반뿐이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 점유율이 5년 만에 두 배가 됐다고 상상하면 체감이 쉽다. 그 정도의 지각 변동이 조용히 일어난 셈이다.

상반기 벤처투자 77%가 AI로 쏠린 자금 편중

2026년 상반기 영국 벤처투자금의 77%가 AI 기업으로 몰렸다. 이 기간 영국 스타트업이 유치한 전체 벤처캐피털(VC) 자금은 145억 달러였는데, 그중 110억 달러 이상이 AI 스타트업 한 곳으로 흘러들어갔다. 벤처캐피털이란 성장 초기 기업에 위험을 무릅쓰고 큰돈을 대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AI로 향한 자금 비중은 2021년 13%에서 2025년 34%로 오르더니, 2026년 상반기에는 77%까지 치솟았다.

돈이 한쪽으로 쏠린다는 건 투자자들이 다른 분야를 접고 AI에 베팅했다는 신호다. 리포트는 최근 18개월간 영국 AI 스타트업이 끌어모은 자금이 그 앞의 4년치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짚는다. 현재 영국에는 벤처 자금을 받은 AI 스타트업이 2천 500곳을 넘고, 2025년 한 해에만 680곳 넘게 새로 생겼다. 우리가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곳도 여기 섞여 있다. 목소리를 그대로 복제하는 음성 AI 일레븐랩스(ElevenLabs), 대본만 넣으면 사람 대신 말하는 AI 아바타를 만드는 신세시아(Synthesia),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웨이브(Wayve), 구글 딥마인드 계열의 신약 개발 기업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 같은 회사들이다.

감원은 9%뿐, 거품론과 현실의 온도차

AI가 거품이라는 걱정과 실제 고용 현장의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다. 리포트 조사에서 창업자의 30%, 투자자의 22%가 지금의 AI 열기를 거품으로 봤다. 그런데 정작 그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9%에 그쳤다. AI 때문에 실제로 사람을 내보냈다는 창업자도 9%뿐이었다. 오히려 절반에 해당하는 50%는 AI 덕분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렸다고 답했다.

이 온도차는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통념을 다시 보게 만든다. 감원이 9%에 머문 반면 새 기회를 봤다는 응답이 50%라는 건, 적어도 이 조사에 참여한 영국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AI가 사람을 쫓아내는 도구보다 사업을 넓히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는 이미 AI로 사업을 하는 창업자들의 시각이라, 일반 직장인이 느끼는 불안과는 결이 다를 수 있다. 다만 '위협' 서사만 반복되는 국내 논의와 견주면, 현장에서 돈을 대고 사람을 쓰는 이들의 판단은 좀 더 차분한 편이다.

엑싯 1파운드당 57펜스가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구조

영국이 AI로 유럽 1위에 올라섰지만, 정작 그 열매의 상당 부분은 미국이 가져간다. 리포트는 영국에 들어온 벤처 자금의 절반이 미국 자본이며, 기업이 매각되거나 상장하는 이른바 '엑싯(exit)' 과정에서 회수되는 1파운드당 57펜스가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엑싯이란 투자자가 지분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순간을 말한다. 성공한 영국 AI 기업이 큰돈에 팔릴 때, 그 돈의 절반 이상이 영국이 아니라 미국 투자자 주머니로 향한다는 얘기다.

이 대목이 영국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겉으로는 유럽 최강 AI 국가지만, 자본의 뿌리는 미국에 있고 성공의 과실도 미국으로 흘러간다. 창업자의 25%는 미국 거대 기업 때문에 사업 전략을 바꿨다고 답했고, 30%는 남의 기술에 휘둘리지 않으려 자체 AI 도구를 직접 만들고 있다. 겉의 순위표와 속의 자본 구조가 따로 노는 셈이다.

인재는 세계 3위, 그래서 한국이 지켜볼 대목

영국은 AI 인재 규모에서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최전선 연구자 기준으로는 4위에 올랐다. 활동 중인 AI 전문 인력이 5만 6천 명, 전담 연구자만 1만 명이 넘는다. 2025년 영국 기술 업계에 새로 합류한 숙련 인재 가운데 AI와 머신러닝 배경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27%로, 2021년의 16%에서 크게 늘었다. 성장 섹터로는 금융과 바이오테크가 꼽혔고, 운송과 방위 분야에서 AI 인력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이 리포트가 흥미로운 건 영국이 처한 조건이 우리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다. 인구와 내수 규모에서 미국과 중국에 밀리고, 거대 기술 기업의 본진도 아니라는 점에서 두 나라는 비슷한 출발선에 있다. 그럼에도 영국은 인재와 벤처 자금을 특정 분야에 집중시켜 유럽 1위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다만 그 대가로 자본과 과실이 미국으로 새어 나가는 구조도 함께 안게 됐다. 순위를 끌어올리는 일과 그 열매를 자국에 남기는 일은 다른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소버린 AI(sovereign AI), 즉 자국이 통제하는 AI 역량을 두고 고민하는 한국이 영국의 성취만큼이나 그 이면의 구조를 함께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 테크 네이션 리포트가 무엇인가요?
영국의 창업자 지원 기관 파운더스 포럼이 테크 네이션과 함께 해마다 펴내는 산업 보고서입니다. 영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투자 규모, 인재 현황, 기업 가치를 숫자로 정리해 업계가 참고하는 대표 자료입니다.

Q. 영국 AI가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것보다 크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영국 AI 산업의 시장 가치(5천 180억 달러)가 유럽 주요 경쟁국인 프랑스와 독일의 AI 생태계를 더한 규모보다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3년간 프랑스보다 3배, 독일보다 2배 빠르게 성장한 결과입니다.

Q. AI 거품 걱정은 안 해도 되나요?
리포트 조사에서 창업자의 30%가 거품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실제로 곧 터진다고 본 비율은 9%에 그쳤습니다. 다만 이는 AI로 사업하는 창업자들의 시각이므로, 시장 전체의 전망으로 단정하기보다 참고 자료로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Tech Nation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The Tech Nation Report 2026: The Next Wave of UK AI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 이 기사는 AI 전문 매체 ‘AI 매터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 기사 원문 바로가기)

AI 리포터 (Airepor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