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서 이번 2000억 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P)이 MBK 파트너스에 면죄부만 주고 홈플러스 구제에는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1일 홈플러스 간담회를 진행한 가운데 홈플러스 기업 회생을 위해 제공된 2000억원 규모의 DIP가 실제 MBK파트너스가 책임 분담을 하는 취지가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회생 인가가 나면 협력업체 납품 대금보다 먼저 돌려받게 되는데, 이 경우 MBK가 위험을 무릅쓰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DIP를 변제 우선순위에 있는 공액채권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홈플러스 관련 정무위 간담회에서 'DIP 자금이 MBK의 책임 분담 (취지가) 아니라고 보인다'는 취지의 질의를 내놨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 3사는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MBK파트너스의 보증을 전제로 홈플러스에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대출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DIP가) 장차 장악을 위한 안전장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DIP는 공익채권 형태를 띠게 된다”며 “회생 인가가 나면 협력업체 납품 대금보다 먼저 100% 돌려받게 되는데, 어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MBK가 위험을 무릅쓰는 게 아니라 회생 절차의 주도권을 끌고 가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대주주가 공익채권으로 자기 돈을 챙겨나가는 게 책임 있는 자금 투입이냐”며 “이 자금이 중소납품업체 매장 정상화에 쓰이는지, MBK 책임을 차단하는 방어용으로 쓰이는지 추적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말씀하신 것을 짚어봐야 한다”면서도 “법원이 주도하고 있고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강일 의원은 “살펴보는 게 아니라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면죄부만 제공해주고 구제 못 하는 방향이 될까 걱정이 된다”고 했고, 권 부위원장은 “동의한다. MBK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감원장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 원장은 “기존 방식은 아닌데 금융위와 협의해서 DIP 채권 관련 부분은 공익채권에서 제외되는 방향을 정부에 전달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 등에 대한 신속한 제재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MBK파트너스를 대상으로 한 현장검사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을 조사해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며, (전단채 불완전판매 혐의를 받는) 하나증권 등도 검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MBK에 자본시장법 위법 사항을 확인하고 '직무 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사모펀드 관련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MB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고려아연도 언급됐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 아니냐. MBK가 홈플러스처럼 경영에 참여하면 국가적 큰 손실이 예상된다”며 “엄중하게 지켜봐 주셔야 한다. 사모펀드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유동수 의원 역시 “영국에 보면 기간산업에 대해 운영 면허를 부여하는 방식이 있다. 검토중인가”라며 “국가 기간산업, 고려아연도 그렇고 PE에 넘겨서 자율적으로 맡긴다는 건 정부 당국에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 연구를 좀 깊이 해서 법안소위 심의할 때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