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UNIST, 하이브리드 양자 네트워크 시대 연다

문한섭 부산대 교수·김제형 UNIST 교수 연구팀
세계 첫 서로 다른 양자광원 간 직접 간섭 확인
하이브리드 양자 네트워크 핵심 기반 마련

부산대·UNIST 공동 연구팀(왼쪽부터 문한섭 부산대 교수, 김제형 UNIST 교수, 김규영 UNIST 연구원,  김희우 부산대 연구원)
부산대·UNIST 공동 연구팀(왼쪽부터 문한섭 부산대 교수, 김제형 UNIST 교수, 김규영 UNIST 연구원, 김희우 부산대 연구원)

부산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원자와 반도체 양자점으로 만든 빛을 하나처럼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서로 다른 양자 장치를 연결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양자 네트워크 시대를 앞당길 연구 성과다.

문한섭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와 김제형 UNIST 물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서로 다른 양자 플랫폼인 세슘 원자 앙상블과 반도체 양자점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생성된 단일광자(빛) 사이의 직접적인 양자간섭을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원자와 양자점에서 나온 빛을 실제로 하나의 양자 자원처럼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세계 최초 성과다.

양자 네트워크는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 양자센서를 하나로 연결하는 미래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려면 양자정보를 담은 광자가 여러 양자 노드 사이를 오가야 한다. 원자, 반도체 양자점, 색중심(color center) 등 각 장치(플랫폼)마다 광자를 만드는 방식이 다르고 장점과 한계 또한 뚜렷해 특정 플랫폼 하나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기가 애매했다. 원자 시스템은 양자정보 저장과 주파수 안정성에 강점이 있고, 반도체 양자점은 밝고 빠른 단일광자 생성에 유리하다. 서로 다른 플랫폼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양자 네트워크가 주목받는 이유다.

문제는 이종 플랫폼을 연결해 원하는 성과를 거두는 일은 더 어렵다는 점이다. 플랫폼마다 방출하는 광자의 파장·선폭·시간 특성이 다 달라 서로를 구별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은 난제였다. 서로를 구별하지 못해야 두 광자에서 구별 불가능한 양자간섭 현상이 나타난다.

원자앙상블-양자점 기반 하이브리드 양자 네트워크 시각화 이미지
원자앙상블-양자점 기반 하이브리드 양자 네트워크 시각화 이미지

공동 연구팀은 온열 세슘 원자 앙상블과 화합물 반도체인 인듐비소(InAs)·갈륨비소(GaAs) 양자점 결합으로 난제를 해결했다. 세슘 원자 앙상블은 917.48㎚(나노미터) 파장의 예고 단일광자를 만들고, 반도체 양자점은 온도를 제어해 같은 세슘 전이 파장에 정밀하게 맞췄다. 두 광원의 파장뿐 아니라 스펙트럼 선폭도 제어해 기존처럼 손실이 큰 스펙트럼 보정 장치 없이 높은 중첩도를 확보했다.

이어 독립적 두 광자에서 양자간섭의 대표 현상인 홍-오우-맨델(HOM) 간섭을 관측했다. HOM은 두 광자가 완전히 구별되지 않을 경우 같은 경로로 함께 나가면서 동시 검출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세슘 원자 광자와 양자점 광자가 공명 조건에 있을 때 뚜렷한 간섭 신호를 확인하고 양자네트워크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자점과 원자 두 종류의 빛이 겹쳐지는 양자 네트워크 상에서 반도체 양자점은 밝은 단일광자 발생원으로, 원자 시스템은 안정적 에너지 준위와 절대 주파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양자점으로 광자를 빠르게 만들고, 원자로 이를 저장·동기화·기준화하는 역할 분담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문한섭 교수는 “원자와 반도체 양자점이라는 다른 플랫폼에서 생성된 단일광자가 손실이 큰 별도 보정 없이도 서로 양자간섭을 나타낼 수 있음을 확인한 성과”라며 “세슘 원자가 제공하는 안정적 주파수 기준과 양자점의 고효율 단일광자 생성 능력을 결합해 실질적인 하이브리드 양자 노드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지원을 받았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