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애틀에서 독특한 외모를 가진 야생 라쿤 한 마리가 소셜미디어(SNS)를 뜨겁게 달구며 전국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발라드 지역에 거주하는 야생 라쿤 '지모시(Jimothy)'의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라쿤은 이달 초 지역 주민 키아나 홀(33) 씨가 산책 중 차 밑에서 발견해 촬영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영상 속 라쿤은 일반적인 라쿤과 달리 척추가 현저히 짧고 몸이 공처럼 동글동글한 형태를 띠고 있어, 멀리서 보면 어린아이가 크레파스로 그린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홀씨는 이 기묘하면서도 귀여운 라쿤에게 '지모시'라는 이름을 붙여 영상과 함께 게시했고, 해당 영상은 조회수 수백만 회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수의학 전문가들은 지모시가 매우 희귀한 선천성 기형인 '단척추 증후군(짧은 척추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주립대 수의과대학의 마시 로그스던 박사는 “척추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신체 부위들이 축소되어 보이는 증상”이라며 “다리가 몸집에 비해 불균형하게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지모시가 야생에서 아주 잘 적응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점은 매우 놀랍다”고 덧붙였다.
지모시의 인기가 치솟자 시애틀 지역사회도 들썩이고 있다. 시애틀의 한 도예 공방 외벽에는 지모시를 그린 벽화가 등장했으며, 지역 타투숍에서는 지모시 도안으로 문신을 새기려는 예약이 폭주하고 있다.
지역 스포츠팀과 기관들의 관심도 뜨겁다.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는 구단 공식 SNS 프로필 사진을 지모시 캐릭터로 교체하는가 하면 홈경기 중 마스코트 레이스에 지모시 탈을 쓴 캐릭터를 참가시키기도 했다.
또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복합체(ISS)에서 촬영한 시애틀 전경 사진을 올리며 “지모시가 이 도시를 지배한다”는 글을 남겼고,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 역시 지모시 사진을 게시하며 밈(Meme) 열풍에 합류했다.
시애틀 시의회 측은 지모시를 기리는 기념 선언문 발표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시스 메르세데스 린크 시의원은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남들과 다른 점이 오히려 지모시를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귀엽다는 이유로 야생 라쿤에게 다가가거나 먹이를 주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로그스던 박사는 “야생동물에게 가장 좋은 삶은 인간의 개입 없이 야생 그대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라며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 줄 것을 권고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