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디지털 MRV·두산에너빌리티 공급망 PCF·한국원산지정보원 CBAM 사업에 적용
제품 탄소발자국부터 공급망 관리까지 신뢰할 수 있는 탄소 데이터 지원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 배출하는 탄소량을 계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탄소배출량 계산을 넘어, 산정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 가운데 기후테크 기업 '하나루프(HanaLoop)'가 국제 인증기관으로부터 탄소관리 프로그램 '하나에코(Hana.eco)'의 신뢰성을 입증했다.
하나루프는 지난 6일 영국계 인증기관 로이드인증원(LRQA)으로부터 하나에코가 국제표준(ISO 14067, ISO 14040, ISO 14044)에 맞게 탄소배출량을 계산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나에코가 계산하는 제품별 탄소 발생량이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는 것을 제3의 전문기관이 확인해준 셈이다.
유럽연합(EU)은 철강, 시멘트 같은 제품을 수입할 때 제조 과정에서 나온 탄소량에 따라 수입 시 비용을 부과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ISSB)이나 글로벌 대기업의 공급망 관리 요구도 강화되면서, 기업들은 자기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탄소 데이터는 이제 환경보고서용 참고자료가 아니라 수출, 거래, 투자 유치를 결정하는 핵심 경영 정보가 된 것이다.
로이드인증원은 전 세계 160여 개국, 500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을 운영하며, 기후변화, 규정 준수, 공급망, 사이버 보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다양한 분야에서 6만1000여 고객사를 대상으로 인증 및 검증 심사를 수행하는 전문기관이다.
심사를 주관한 이일형 로이드인증원 한국대표는 “하나루프의 하나에코는 정보기술(IT) 역량과 탄소 전문지식이 결합된 탄소경영 솔루션임을 인정받았다”며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와 EU CBAM 적합성 평가에 이어 제품 탄소발자국 지원 영역까지 확대됨에 따라 고객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평가는 하나에코의 계산 방식과 시스템이 국제기준에 맞게 설계됐는지를 외부 전문기관이 독립적으로 검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나에코는 여러 공공사업과 기업 현장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탄소측정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는 탄소배출 데이터의 자동 수집과 측정·보고·검증 체계를 지원하고, 두산에너빌리티와의 협력에서는 협력업체가 제품별 탄소량을 직접 계산·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원산지정보원에는 유럽 수출에 필요한 CBAM 대응 시스템인 탄소배출량 산정 프로그램 을 구축했다. 현재 하나루프는 수십 여 개 기업에 하나에코를 제공하며, 배출량 계산뿐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업무 체계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박재호 두산에너빌리티 스마트인프라관리팀 수석은 “제품 단위의 탄소관리를 위해서는 파트너사가 제공하는 신뢰할 수 있는 탄소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하나루프의 제3자 적합성 평가를 받은 공급망 PCF 도입 이후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제품별 배출량 산정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파트너사에 탄소경영 통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협력사의 탄소관리 역량을 높이고, 공급망 차원의 탄소관리와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하나에코의 공급망 제품탄소발자국(PCF)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완성품 제조기업들은 협력업체에 제품별 탄소배출량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 데이터는 협력업체 평가와 구매 결정에도 활용된다. 하지만 많은 중소 협력업체는 전문 인력과 시스템 부족으로 자료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마다 계산 방식이 달라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하나에코는 원재료, 에너지 사용량, 생산량, 운송 등 실제 활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제 기준에 맞추어 제품별 탄소 발생량을 계산하고, 분석·보고·감축 전략까지 하나의 온라인 시스템에서 처리한다. 협력업체 데이터 수집 기능도 있어 CBAM 대응이나 공급망 전체의 탄소 관리(Scope 3)에도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나루프 관계자는 “탄소 데이터는 이제 기업의 중요한 경영 정보다. 이번 인증은 하나에코가 국제기준에 맞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임을 공식 확인받은 것이다”며 “앞으로도 국내 기업들이 탄소 데이터를 경영 활동에 활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헀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