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경보…상반기 사고 80% 폭증

145건 신고…연간 최대치 전망
교육·제약·제조 산업 전반 확산
AI로 공격 자동화…위협 키워

생성형AI가 만든 이미지
생성형AI가 만든 이미지

상반기 국내 랜섬웨어 사고 신고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피해가 확산, 랜섬웨어가 산업 전반의 경영 리스크로 번지는 양상이다.

29일 전자신문이 확보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랜섬웨어 피해기업 신고 건수는 145건(잠정)으로 전년 대비 76.8%(63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신고건수(274건) 절반을 이미 넘어선 수치로 올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공산이 크다.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사고를 외부에 알리지 않은 기업도 있어 공식 신고 건수와 실제 피해 규모 간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KISA는 올해 신고 기업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전 산업군에서 랜섬웨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랜섬웨어 사고 신고건수
국내 랜섬웨어 사고 신고건수

다량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기업 뿐만 아니라 제조업을 비롯한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을 겨냥한 공격도 잇따랐다.

교원그룹은 1월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 구몬학습과 빨간펜 등 주요 계열사 시스템이 영향을 받았고, 가상서버 약 600대가 암호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원그룹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도 확인해 관계 기관에 신고했으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에서도 전산 장애와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약품은 4월 의약품 주문·출고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마비됐다. 국제약품도 같은 달 해커 공격으로 일부 정보가 유출되고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제조업체를 겨냥했다는 공격조직의 주장도 이어졌다. 랜섬웨어 조직 에베레스트는 3월 현대엘리베이터의 제조 도면, 승강기 안전 인증서 등 데이터 1.1테라바이트(TB)를 탈취했다며 일부를 공개했다. 반도체 부품 세정·코팅 기업 코미코, 산업용 주강제품 제조기업 대창솔루션, 건설장비 제조사 두산밥캣 등도 다크웹 랜섬웨어 그룹 사이트에 피해 기업으로 게시됐다.

IT와 전문서비스 분야 기업도 공격 대상 명단에 올랐다. 스마트팩토리·디지털트윈 솔루션 기업 STNI, 데이터 통합·보안 솔루션 기업 바이텍시스템, 지식재산권 전문 로펌 리인터내셔널특허법률사무소 등이다.

박명서 한성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랜섬웨어 공격자들은 파일을 암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를 빼돌려 공개를 빌미로 금전 지급을 압박한다”며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공격 전 과정을 자동화하려는 시도까지 나타나면서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