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의 신형 스마트폰 '로봇폰(ROBOT PHONE)'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예약 건수 20만건을 넘어섰다. 역대 아너 플래그십 제품 중 가장 많은 예약 건수다. 카메라 모듈이 본체 밖으로 움직이는 로봇 암 구조를 앞세워 높은 초기 관심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아너 등에 따르면 로봇폰은 중국에서 예약 접수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20만건을 돌파했다. 모델명 'APH-AN00'인 로봇폰은 내달 12일 중국에서 공식 출시된다.
로봇폰의 가장 큰 특징은 후면 카메라를 3축 인공지능(AI) 짐벌에 장착한 구조다. 카메라 모듈은 평소 본체 내부에 수납돼 있다가 촬영할 때 로봇 팔 형태로 돌출된다. 사용자가 화면에서 피사체를 지정하면 AI가 움직임을 추적해 촬영 대상을 프레임 안에 유지한다.
아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구조를 적용해 바형 제품 차별화에 나섰다. 주요 제조사의 바형 스마트폰은 프로세서와 카메라 화소, 생성형 AI 기능을 중심으로 성능을 높여왔지만, 외형과 사용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제품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가 신제품에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도 줄었다.
폴더블폰이 화면을 접는 방식으로 새로운 폼팩터를 제시했다면 로봇폰은 기존 바형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카메라 작동 방식을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방향을 직접 조절하지 않아도 카메라가 피사체를 따라갈 수 있다. 1인 영상과 짧은 영상 콘텐츠, 영상 통화 등 촬영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또 AI 활용 범위도 화면 안의 사진 편집이나 영상 보정에서 카메라 구동까지 넓혔다. AI가 촬영 대상을 인식한 뒤 로봇 암의 방향과 구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소프트웨어 기능 중심으로 전개돼 온 AI 스마트폰 경쟁에 기계식 장치를 결합한 셈이다.
카메라는 2억화소 짐벌 메인과 5000만화소 초광각, 2억화소 잠망경 망원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너는 영화용 카메라 제조사 아리(ARRI)와 이미지 처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 피사체 추적과 영상 안정화 기능을 강화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하드웨어 구조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폴더블폰과 초박형 스마트폰에 이어 카메라 구동 방식까지 제품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로봇폰의 판매 성과는 움직이는 카메라 구조의 시장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로봇 암을 적용하면서 제품 설계 난도도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반복 작동에 따른 내구성과 제품 두께·무게, 배터리 소모 등을 출시 이후 확인해야 한다. 예약 건수 20만건이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한 관계자는 “움직이는 부품이 추가되면서 기존 바형 스마트폰보다 설계가 까다로워졌을 것”이라며 “로봇 암의 내구성과 제품 완성도는 출시 이후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