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초, 전 세계 항공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올 들어 절반 넘는 국내 항공사가 비상경영에 들어갔고, 승무원 무급휴직까지 나왔다. 딜로이트 글로벌(Deloitte Global)이 2026년 7월 발표한 '2026 항공사 CEO 서베이'는 전 세계 항공사 CEO 21명에게 직접 물어 이 급반전의 이유를 추적했다. 결론은 하나로 모인다. 지금 항공사 경영의 첫 번째 기준은 '성장'이 아니라 '이 노선이 돈이 되느냐'다. 비행기표값과 여행 계획에 직접 영향을 주는 변화인 만큼, 하늘길 위에서 벌어지는 이 생존 게임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순이익 61조 원 기대가 반년도 안 돼 뒤집힌 이유
2026 항공사 CEO 서베이는 낙관에서 방어로 급선회한 항공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연초만 해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6년 글로벌 항공업계 순이익이 전년보다 약 15억 달러 늘어난 410억 달러, 우리 돈 약 6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고 수준의 여객 수요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면서 상황은 그해 안에 완전히 달라졌다. 항공유 가격이 전년 대비 약 70% 급등했고, 전체 운영비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4%에서 31.4%로 뛰었다. 쉽게 말해 100원을 쓰면 그중 31원이 기름값으로 나가는 구조가 된 것이다. 여기에 새 항공기 인도가 늦어지면서 기름을 많이 먹는 노후 항공기를 계획보다 오래 띄워야 했고,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와 정비비까지 오르며 수익성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연료비와 물가, 1년 만에 최대 위협으로 수직 상승
이번 서베이에서 CEO들이 꼽은 향후 3년간 최대 위협 요인은 연료 가격 변동과 인플레이션이었다. 주목할 점은 순위 변화다. 두 요인은 1년 전 각각 9위와 5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나란히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반대로 작년 1위였던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순위와 응답률이 모두 떨어졌다. 전쟁이 끝나서가 아니라, 전쟁이 불러온 기름값과 물가 부담이 지정학 리스크 자체보다 더 급한 불로 인식됐다는 뜻이다. 위협의 성격이 '언젠가 터질 수 있는 외부 변수'에서 '당장 이번 달 손익을 갉아먹는 현실'로 바뀐 셈이다.
그 결과 CEO 21명은 비용 통제를 위기 대응의 제1원칙으로 삼았고, 향후 12개월 우선 과제에서도 비용 관리와 재무 건전성 강화가 2위 과제를 30%포인트 이상 따돌리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고객 경험이나 조직 문화처럼 곧바로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 과제는 뒤로 밀렸다.

그림1. 향후 12개월간 우선 추진할 경영 개선 과제, 비용 관리 및 재무 건전성 강화가 압도적 1위 (자료: 딜로이트 2026 항공사 CEO 서베이)
방어만 하는 CEO도 AI에는 지갑을 여는 이유
한 가지 흥미로운 예외가 있다. 거의 모든 영역에서 몸을 사리는 CEO들이 인공지능(AI)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기술 투자 우선순위에서 AI와 머신러닝은 60% 넘는 응답률로 1위에 올랐다. 머신러닝이란 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예측과 판단을 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지난해 1위였던 고급 데이터 분석은 응답률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AI에 대한 신뢰가 낮아져서가 아니라 항공사마다 디지털 전환 단계가 벌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기반이 탄탄한 항공사는 이미 AI 도입 단계로 넘어갔고, 낡은 시스템에 묶인 항공사는 아직 데이터 분석 단계에 머물러 있다. AI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로는 매출 관리와 동적 가격 책정이 2년 연속 80% 넘는 응답률로 1위를 지켰다. 동적 가격 책정이란 실시간 수요에 따라 좌석 가격을 시시각각 조정하는 방식으로, 같은 비행기라도 언제 예약하느냐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EO들이 AI를 미래를 위한 실험이 아니라 당장 손익을 지키는 도구로 보고 있다는 신호다.
AI 도입을 막는 건 돈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정작 AI 도입을 가로막는 진짜 장벽은 예상 밖이었다. 자금 부족이나 경영진의 의지가 아니라, 사람과 조직 문제가 핵심으로 지목됐다. CEO들이 꼽은 상위 걸림돌은 기술 인재 부족, 변화에 대한 조직의 저항, 그리고 오래된 레거시 시스템과의 통합 어려움이었다. 레거시 시스템이란 수십 년간 써온 낡은 전산 시스템을 뜻하는데, 새 AI를 붙이려 해도 옛 시스템과 맞물리지 않아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AI는 기술 전략보다 인재 전략을 먼저 흔들었다. 올해 항공사 인재 과제의 핵심은 몇 명을 더 뽑느냐가 아니라,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확보하고 기존 직원을 재교육하는 일로 옮겨갔다. 이렇게 조직 역량을 갖춘 항공사가 밟을 다음 단계로 딜로이트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지목했다. 에이전틱 AI란 단순 추천을 넘어 실시간 가격 조정이나 결항 시 대체 노선 배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자율형 AI를 말한다. 결국 이 흐름은 항공업 바깥의 직장인에게도 남 일이 아니다.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채용과 재교육의 기준으로 자리 잡는 변화는 어느 산업에서든 곧 마주할 현실이기 때문이다.
유독 더 힘든 국내 항공사, 환율과 통합이라는 이중고
국내 항공사는 같은 고유가 압박에 더해 두 가지 구조적 짐을 추가로 지고 있다. 첫째는 환율이다. 매출은 원화로 들어오지만 항공기 리스와 정비, 연료 같은 큰 비용은 달러로 나가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곧바로 손익이 나빠진다. 대한항공 공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전이익에 약 7,793억 원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올해 환율은 2월 1,440원대에서 6월 1,530원대까지 치솟았다.
둘째는 통합 비용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9,000억 원에서 1조 원 규모로, 연 3,000억 원의 시너지로 2028년 말쯤에야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국내 항공사 절반 이상이 이미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감편과 비운항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는 승무원 무급휴직과 신입 교육 연기로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겉으로는 여전히 표를 팔고 비행기를 띄우지만, 그 안에서는 한 편이라도 적자를 줄이려는 셈법이 촘촘하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웅크린 항공사가 아니라 움직인 항공사가 다음 판을 이긴다
이 대목에서 딜로이트는 한 가지 반문을 던진다. 역사적으로 위기에서 가장 강하게 부상한 항공사는 방어에만 집중한 곳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대공황 때 항공기를 할인가에 선주문하거나 팬데믹 기간에 기술 인프라에 투자한 항공사가 회복기 이후 시장을 재편했고, 그 성과는 수년간 이어졌다. 경쟁사가 노선을 줄이면 공항 슬롯이 비고, 경쟁이 느슨해지면 기업 고객과의 계약을 유리하게 재협상할 여지가 생긴다. 즉 위기는 비용을 줄이는 시기인 동시에, 남들이 물러설 때 조용히 자리를 넓힐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이 판단에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과거의 성공 사례가 고유가와 공급망 병목이 겹친 지금의 국면에도 그대로 통할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서베이가 던지는 메시지는 결국 오늘의 현금을 지키면서 내일의 기반도 놓지 않는 '양손잡이 경영'이 이 시대 항공 리더십의 시험대라는 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항공권 가격이 실시간으로 더 정교하게 움직이고, 결항이나 지연에 대한 대응 속도가 항공사를 고르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느 항공사가 이 위기를 웅크림이 아니라 도약으로 바꿔낼지 지켜볼 대목이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왜 항공권 값이 바로 비싸지나요?
연료비는 항공사 전체 운영비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가장 큰 비용 항목입니다. 2026년에는 그 비중이 31.4%까지 올랐습니다. 그래서 기름값이 뛰면 항공사는 유류할증료를 인상해 항공권 가격에 반영하고, 이는 곧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Q. 항공사가 AI를 도입하면 승객에게는 뭐가 달라지나요?
가장 먼저 체감되는 부분은 요금과 안내입니다. 항공사들은 실시간 수요에 맞춰 좌석 가격을 조정하는 동적 가격 책정에 AI를 활용하고 있어, 예약 시점에 따라 요금 차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결항이나 지연 같은 비정상 운항 상황에서 대체편 안내와 문제 해결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국내 항공사가 해외 항공사보다 더 어렵다는데 이유가 뭔가요?
고유가라는 공통 부담에 더해 두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있습니다. 매출은 원화로 벌지만 연료와 정비 비용은 달러로 내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손익이 바로 나빠지고,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최대 1조 원 규모의 비용 부담이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딜로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2026 항공사 CEO 서베이 확장보다 생존, 성장보다 수익성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 이 기사는 AI 전문 매체 ‘AI 매터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 기사 원문 바로가기)
AI 리포터 (Airepor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