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에 화장품도, 생리대도 얼려서 쓴다… 日 덮친 '쿨링' 열풍

도쿄에서 사람들이 햇볕을 피하려고 우산을 들고 다니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도쿄에서 사람들이 햇볕을 피하려고 우산을 들고 다니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일본 전역에 40도 안팎의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자 피부를 식혀주는 화장품은 물론 생리대와 기저귀 등 다양한 냉감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는 냉동실에서 얼려 사용하는 에센스 '소르베 세럼'을 선보였다. 제품을 하룻밤 냉동하면 젤 타입이 셔벗 같은 질감으로 변하며, 피부에 닿는 즉시 시원한 느낌을 제공해 열기를 빠르게 가라앉혀준다. 고바야시제약도 열대야로 인한 불면 증상 완화를 돕는 한방 성분의 의약품을 새롭게 내놨다.

생활용품 업체 유니참은 멘톨을 함유해 시원한 사용감을 강조한 냉감 생리대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태국과 베트남 등 무더운 기후의 국가에서 먼저 판매되던 상품을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춰 선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착용 시 내부 온도를 약 2도 낮춰주는 성인용 기저귀와 반려견용 냉각 시트도 판매를 시작했다.

무더위가 일상화되면서 냉감 제품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테이지에 따르면 땀 억제제와 쿨링 시트 등 관련 제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583억 엔(약 5318억 원)으로 집계돼 4년 전보다 50% 이상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폭염 기간이 길어지면서 예년에는 비수기로 여겨졌던 6월과 9월까지도 관련 제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일본 총무성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사병으로 응급 이송된 사람은 1만857명으로, 전주(4580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산업 현장에서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후생노동성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 내 열사병으로 사망하거나 4일 이상 업무를 중단한 근로자는 1803명으로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19명이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일본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36도 높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감 제품에 대한 소비 증가와 열사병 피해 확산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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