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데 햇빛 없이 곰팡이 먹으며 산다…'악마의 꽃' 정체는

태국 통파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티스미아 대모나'. 사진=N Taosiri/Seelanan et al., PhytoKeys, 2026
태국 통파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티스미아 대모나'. 사진=N Taosiri/Seelanan et al., PhytoKeys, 2026

태국 숲속 낙엽 더미 사이에서 햇빛 없이도 생존하는 독특한 신종 식물이 발견돼 눈길을 끈다.

13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출라롱콘 대학교와 송클라왕자 대학교 연구진은 태국 서부 통파품 국립공원에서 발견한 희귀 신종 식물에 대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파이토키스(PhytoKeys)'에 게재했다.

태국 통파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티스미아 대모나'. 사진=Neeranuch Taosiri
태국 통파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티스미아 대모나'. 사진=Neeranuch Taosiri
태국 통파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티스미아 대모나'. 사진=N Taosiri, C Chuchuea/Seelanan et al., PhytoKeys, 2026
태국 통파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티스미아 대모나'. 사진=N Taosiri, C Chuchuea/Seelanan et al., PhytoKeys, 2026

연구진은 이 식물에 '티스미아 대모나(Thismia daemona)'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또한 검은색 바탕에 주황색 반점과 뿔 모양의 돌기가 어우러진 기이한 외형과 땅속에서 은밀하게 살아가는 생태적 특성을 반영해 '악마의 꽃(devil flower)'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일반적인 식물과 달리 이 식물에는 엽록소가 전혀 없다. 따라서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 못한다. 대신 땅속 균류(곰팡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탄소와 필수 영양분을 얻는 '균근기생' 방식으로 생존한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일생을 낙엽 아래 숨어 보낸다.

이번 발견은 기존 생태학적 통념을 깨는 계기가 됐다. 일반적으로 티스미아(요정등불) 속 식물은 저지대 습윤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악마의 꽃은 해발 약 1000m 고지의 계절성 산림 환경에서 발견됐다. 또한 서식 범위가 말레이 반도 및 보르네오 지역에서 태국 서부까지 북쪽으로 확장되었음을 확인했다.

현재 확인된 개체군은 단 하나뿐이며, 0.05㎢ 미만의 좁은 구역에 50그루 미만만 서식하고 있다.

서식지가 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있으나 관광객에 의한 훼손 위험이 커 연구진은 이 종을 잠정적 심각한 멸종 위기종으로 평가하고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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