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달 궤도선이 1년 넘게 우주를 떠돌던 스페이스X 로켓 잔해의 달 표면 충돌을 포착한다. 달과 로켓 잔해의 충돌에 따른 변화를 파악하는 첫 사례로, '우주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규범 마련에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우주항공청은 5일 오후 3시 34분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가 달 표면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충돌할 예정이며, 우리나라 달 궤도선 '다누리'가 충돌 전후를 관측한다고 3일 밝혔다.
해당 로켓 상단부는 지난해 1월 15일 미국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 등을 우주로 보낸 후 남겨졌다. 로켓 상단부는 달 착륙선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임무를 완수한 후 방치돼 지구와 달 중력장 사이를 떠돌다 달 표면과 충돌을 앞뒀다.
우주청은 약 4.9톤의 로켓 상단부가 초속 2.43㎞로 달에 떨어지면서 직경 20~30m 규모의 구덩이(크레이터)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누리는 이날 충돌 지점 상공을 세 차례 지나면서, 고해상도 카메라와 편광카메라로 충돌 전후 장면을 촬영한다. 다누리는 충돌 예상 지점의 사전 관측을 마쳤다. 다만 충돌 시점에는 다누리가 달 반대편에 있어 촬영이 불가능하다.

다누리가 촬영한 자료는 관계 연구기관의 분석이 마무리되면 일반 대중에 공개된다. 자료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달 궤도선의 후속 충돌 지역 촬영 계획 수립과 국제 공동 연구에 활용된다. 달 표면 물질이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변화하는 양상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태석 우주청장은 “이번 관측은 달 표면 변화와 충돌 메커니즘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면서 “다누리와 국제협력 관측으로 달 탐사·우주 환경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앞으로도 국제협력 기회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는 달이 우주 탐사 요충지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번 충돌로 우주 잔해 감시·처리 체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2022년에도 중국 로켓 파편이 달 뒷면에 충돌해 크레이터 두 개를 만든 바 있다. 이번 팰컨9 충돌은 국지적인 흔적만 남겨 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오염되지 않은' 달 표면에 대한 훼손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국제 우주법상 이번 충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제재할 근거가 없고, 달 궤도에 떠도는 로켓의 상단부 처분을 의무화하는 국제 규범 역시 부재하다. 이번 충돌을 야기한 스페이스X는 지난해 11월 발사 로켓의 상단부를 태양 공전 궤도로 보내버렸다. 잔해 수거 조치보다는 폐기물을 더 멀리 보낸 것에 가깝다.
과학자들은 더 많은 로봇과 우주 비행사가 달에 모여들기 전에 잔해 감시와 교통 통제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10㎝ 이상 크기의 우주 잔해물은 4만개가 넘는다.
벤저민 페르난도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충돌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잔해 충돌이 향후 우주 비행사들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될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