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해서 살 뺀다?…“체중 감량하려고 일부러 기생충 감염”

설사를 유발하는 기생충에 의도적으로 감염돼 체중을 줄이려는 '사이클로스포라 다이어트'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설사를 유발하는 기생충에 의도적으로 감염돼 체중을 줄이려는 '사이클로스포라 다이어트'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설사를 유발하는 기생충에 의도적으로 감염돼 체중을 줄이려는 '사이클로스포라 다이어트'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자 의료계가 강하게 경고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최근 틱톡 등 SNS에서 #CyclosporaSkinny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시물에는 기생충 감염 후 몸무게가 줄었다는 경험담이나 이를 희화화한 영상이 공유되고 있으며, 일부 이용자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과일과 채소를 먹는 모습을 촬영해 마치 체중 감량 비법인 것처럼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콘텐츠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이클로스포라증 환자 36명이 확인된 시점과 맞물리며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이클로스포라 카예타넨시스 감염은 다이어트와는 무관한 감염성 질환이며, 의도적으로 감염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애리조나주 의료기관 인트라케어의 대표 앤드루 캐럴 박사는 “살을 빼기 위해 일부러 질병에 걸리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다”며 “사이클로스포라증은 중증으로 악화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장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사이클로스포라는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통해 전파되는 식품 매개 기생충이다. 특히 베리류와 바질, 고수, 포장 샐러드 등 신선 농산물과 관련한 집단 감염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설사를 유발하는 기생충에 의도적으로 감염돼 체중을 줄이려는 '사이클로스포라 다이어트'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설사를 유발하는 기생충에 의도적으로 감염돼 체중을 줄이려는 '사이클로스포라 다이어트'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감염되면 소장에 기생하며 장기간 이어지는 물설사와 복통, 식욕 감소, 극심한 피로감 등을 일으킨다. 일부 환자에게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지방이 줄어든 결과가 아니라 탈수와 근육량 감소, 영양 흡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이라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의료계는 설사와 구토가 계속되면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발생해 두통이나 근육 경련을 유발할 수 있으며, 어린이와 고령층,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캐럴 박사는 “특히 무더운 지역에서는 탈수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며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순환시키지 못하는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농담처럼 올린 콘텐츠라도 누군가는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체중 감량을 위해 기생충 감염을 시도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메이요 클리닉과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음식은 충분히 세척하고 위생적으로 조리하는 등 식중독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설사나 복통 같은 위장관 증상이 오래 지속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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