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2월부터 코스닥시장에서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에 따른 '퇴출 러시'가 본격화된다. 주가와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 잇따라 퇴출 절차에 들어가면서, 올해 코스닥시장에서는 신규 상장 기업보다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강화된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에 따른 첫 관리종목 대상을 지정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장폐지 기업이 100곳 안팎에 이를 가능성을 거론한다.
거래소는 지난달 1일부터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했다. 코스닥 상장 유지에 필요한 시가총액 기준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였다. 시가총액이 30거래일(8월 12일) 연속 200억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12월 23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200억원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한다. 강화된 기준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는 연말부터 발생하고 실제 퇴출은 연말과 내년 초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신규 상장은 부진하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일반기업은 17곳이다. 지난달 코스닥에 입성한 곳은 매드업, 레몬헬스케어, 레메디, 에이치엘지노믹스 등 4곳이다. 이에 따라 이달 3일까지 올해 증시에 신규 상장 일반기업은 21곳에 머물렀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하반기 전망에서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일반기업 신규 상장을 64~68곳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부진을 반영해 기존 전망을 낮춘 수치지만, 이를 달성하려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43~47곳이 추가로 상장해야 한다. 하반기 IPO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더라도 코스닥 신규 상장은 전체 전망치보다 적을 수밖에 없어 상장폐지 대상이 신규 상장 기업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지난 2월 시뮬레이션에서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을 약 150곳으로 추산했다. 기업의 주가 회복과 액면병합 여부 등에 따라 적게는 100곳, 많게는 220여곳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최근 급락한 점은 변수다. 지난 7월 1일 929.35였던 코스닥지수는 4일 오후 1시 37분 기준 772.46으로 16.9% 낮다. 이날 장중 최고치인 780.63을 기준으로 해도 약 16%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 반등만으로 개별 기업의 상장폐지 위험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화된 기준에 따른 첫 관리종목 지정 대상은 오는 12일 종가를 기준으로 가려진다. 거래소가 이튿날인 13일 지정 기업을 공시하면 올해 코스닥 퇴출 규모를 가늠할 첫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올해 상장폐지를 피한 기업도 안심하기 어렵다. 내년 1월부터 코스닥 상장 유지에 필요한 시가총액 기준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다시 높아진다. 올해 주가 반등이나 액면병합 등을 통해 기준을 가까스로 충족한 기업 가운데 일부가 내년에 다시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위험에 놓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장기간 시장에 남아 있는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정리해 코스닥을 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모두 활발한 '다산다사' 시장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지수가 낮아진 점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현재로서 기준을 바꿀 방침은 없고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보다 상폐되는 기업이 더 많아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