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이른바 '동전주' 상장폐지 규정을 신설하자, 주가가 1000원 안팎인 중소·중견 가전 기업이 상장 유지를 위한 주가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첸 모회사인 부방은 전날 자사주 대규모 소각 계획과 경영진 주식 매입을 공시했다.
부방은 발행주식총수 5%에 해당하는 자사주 300만2620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예정 금액은 약 72억원이다. 쿠첸 대표를 역임한 박재순 부방 부회장은 주식 6500주를 추가 매입,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부실기업 퇴출을 위해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에 지정하고,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부방 주가는 전날 발표한 부양책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14% 이상 급등, 10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상장폐지 기준선에 턱걸이했다. 그러나 이날 다시 900원대로 하락하는 등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가 780원으로 상장폐지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PC 제조사 주연테크는 경영 체제 재편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주연테크는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과 디지털 사이니지·광고표시장치 제조·판매·운영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사업 영토를 넓히기 위한 행보다.
아울러 장지환 영업총괄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 기존 김희라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신사업 속도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주가 1000원을 소폭 상회하고 있는 신일전자도 주가 부양에 적극적이다. 신일전자는 최근 21억원 규모 자사주 150만주를 소각하고, 20억원 상당 자사주 165만1000주를 장내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분류되는 만큼 신일전자 주가 부양과 책임경영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 뿐만 아니라 주가가 1000원 안팎인 중소 가전 기업은 자사주 소각이나 기업설명회(IR) 강화 등 주가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장 유지를 위해선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실적 개선을 비롯한 펀더멘털 회복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규정 강화 이후 거래소와 투자자 시선이 훨씬 엄격해져 단순 주가 방어 전략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가전 기업이 신사업 성과나 수익성 회복 등 실질적인 펀더멘털 개선 신호를 시장에 보여줘야 상장폐지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