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실, 핵심은 '누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부산에 모인 교사들

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년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콘퍼런스. (사진=교육부)
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년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콘퍼런스. (사진=교육부)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부산 벡스코에 전국 교육 관계자들이 모여 AI시대 새로운 교육 혁신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가졌다. 교육부가 주최한 '2026년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콘퍼런스'와 '대한민국 과학·수학·정보 교사 콘퍼런스'에서 교사들은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수업 자료를 만들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센서와 코딩을 결합한 학생 작품이 작동했다.

양일간 현장에 참여한 인원만 4935명, 온라인에는 8300명 등 총 1만3235명이다. 이날 행사를 관통한 키워드는 다수의 부스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한 단어인 '도구'와 '판단'이었다. AI를 얼마나 많이 활용하느냐보다 누가, 어떤 교육적 목적과 판단에 따라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현장 전반에 형성돼 있었다.

장홍재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이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장홍재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이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개막식에서 장홍재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AI의 역할은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을 뒷받침하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배움과 성장을 돕는 데 있다”고 말했다. AI 교육과 과학·수학·정보 교육이 미래 인재 양성의 기반이지만, 학생에게 필요한 역량을 판단하고 수업으로 구현하는 주체는 결국 교사라는 설명이다.

이어 연단에 오른 서울 개포초 김누리 교사는 알파고와 코로나19, 챗GPT의 등장을 거치며 교사들이 “인공지능은 교육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변화의 한가운데서 교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섰다고 했다.

김 교사는 답을 기술 자체에서 찾지 않았다. 그는 “새로운 기술은 기존 교육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교육 위에서 더 큰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교사들의 경험이 정책이 되고, 그 정책이 다시 다른 교사를 응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정책은 교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다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AI 교실, 핵심은 '누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부산에 모인 교사들

전시장 부스들은 각기 다른 솔루션을 선보였지만, '맞춤형 AI'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한국과학창의재단 부스에서는 '찾아가는 학교 컨설팅' 사업이 소개됐다. 현직 교사로 구성된 코디네이터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맞춤형 연수를 설계하는 사업이다. 기초 단계의 학교와 심화 과정이 필요한 학교에 똑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고, 온라인 교무실 구축 등 개별 학교가 당면한 과제에 맞춰 내용을 짜는 것이 골자다.

해당 사업은 2024년 시작된 이후 올해 7월까지 6507개 학교에서 컨설팅을 마쳤다. 올해 배정된 재참여 학교 300곳은 신청 접수 하루 만에 마감됐다. 일회성 연수보다 학교 전체의 변화를 돕는 지원을 원하는 현장의 수요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부산교육청 부스에서는 초·중·고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윤리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자료를 소개했다. 가상세계와 실물세계를 연결한 피지컬 AI 기반 과학 실험장치를 통해 단열 압축·팽창에 따라 구름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시연했다. 부산의 바다와 물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환경과 미래' 지역화 교재와 활동 수학 자료도 함께 선보였다.

'대한민국 과학·수학·정보 교사 콘퍼런스'가 열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에서 부산교육청 관계자가 가상세계와 실물세계를 연결한 피지컬 AI 기반 과학 실험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대한민국 과학·수학·정보 교사 콘퍼런스'가 열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에서 부산교육청 관계자가 가상세계와 실물세계를 연결한 피지컬 AI 기반 과학 실험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충남대학교 부스에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AI 활용 선도교사 연수 과정과 교과별 수업 설계 사례를 소개했다. 충남대는 교과별 연수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하고, 온라인에서도 활동·탐구·질문·협동이 이뤄지도록 쌍방향 연수를 설계했다.

교사와 학생이 에듀테크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개선 의견을 내는 '에듀테크 소프트랩'도 소개됐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제품 200여 종의 실증 과정에 교사 1000명 이상과 학생 5만 명 이상이 참여해 기업에 1만 건이 넘는 개선 의견을 전달했다. 기술을 학교에 일방적으로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현장 검증을 거쳐 공교육에 맞게 다듬는 구조다.

AI 기반 글쓰기·서논술형 평가 플랫폼 '자작자작'은 학생의 글과 사고 과정을 분석해 평가와 피드백 초안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선뵀다. 점수와 최종 피드백의 방향은 교사가 직접 수정·결정하도록 설계해 교육적 판단의 주체가 교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명철 경기 복정고등학교 교사가 사회과 수업 나눔 세미나에서 AI 피드백을 활용한 한국사 수행평가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이명철 경기 복정고등학교 교사가 사회과 수업 나눔 세미나에서 AI 피드백을 활용한 한국사 수행평가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전시장 곳곳에서는 수업 사례를 설명하는 교사들의 나눔 세미나가 이어졌다. 현장에서 부각된 '맞춤형 AI'는 완성된 기술을 그대로 교실에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교의 여건에 맞게 도구를 선택하고 다듬는 과정에 가까웠다.

사회과 수업 나눔 세미나에서는 'AI 피드백을 활용한 한국사 수행평가' 사례가 소개됐다. 학생이 만든 역사 질문에 AI가 비교 대상과 평가 기준을 구체화하도록 조언하면 이를 반영해 질문의 구조를 다시 다듬는 방식이다.

발표를 맡은 이명철 경기 복정고등학교 교사는 “AI는 답을 대신 제시하기보다 학생의 질문을 탐구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키는 도구로 활용 중”이라며 “향후 학생의 탐구 과정과 AI 활용 방식을 면밀히 평가하기 위해 프롬프트와 생성된 답변을 모두 PDF 파일로 제출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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