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상파 입성한 AI 드라마… “실사 드라마 인기 앞섰다”

중국 지상파에 입성한 인공지능(AI) 드라마 '도화담기'. 사진=안후이TV
중국 지상파에 입성한 인공지능(AI) 드라마 '도화담기'. 사진=안후이TV

중국 지방 방송사들이 경영난 극복을 위한 해결책으로 '100% 인공지능(AI) 드라마'를 저녁 황금시간대에 편성하며 파격적인 시도에 나섰다.

중국 안후이위성방송은 지난달 22일부터 매일 밤 9시 50분, AI 사극 '도화담기(桃花潭記)'를 방영 중이다. 총 20부작, 회당 10분 분량인 이 작품은 중국 성급 위성방송에서 제작 전 과정을 AI로 처리해 송출하는 첫 사례다. 화면 앞머리에는 'AI 제작'이라는 문구가 뜨고 영상 말미에는 'AIGC(인공지능 생성 콘텐츠) 감독'이라는 명칭이 붙는다.

최근 중국에서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숏폼 드라마와 가상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에서 공개된 마이크로 단편극 약 12만8000편 가운데 AI 제작 비중이 95%(12만2000편)를 넘길 정도다. 이 같은 AI 콘텐츠 확산 추세가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전통 TV 방송사까지 빠르게 침투하는 모양새다.

중국 지상파에 입성한 인공지능(AI) 드라마 '도화담기'. 사진=안후이TV
중국 지상파에 입성한 인공지능(AI) 드라마 '도화담기'. 사진=안후이TV

'도화담기'는 젊은 시청자를 중심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시청률 조사 결과 첫 회 0.03% 수준으로 출발했던 시청률은 며칠 만에 0.1%를 돌파하며 후반 황금시간대 전국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기존의 여러 실사 장편 드라마를 앞지른 수치다. 특히 안후이성 지역 내 동시간대 채널 중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시청자의 절반가량이 15~44세 젊은 층으로 나타나 청년층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관영매체가 이러한 시도를 조명하는 배경에는 지방 방송국들이 직면한 누적 적자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중국 지방 방송사들은 회당 수십억에서 많게는 100억 원(수천만 위안)에 달하는 인기 드라마 구매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으며, 옛 드라마 재방송으로는 시청률 하락을 방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일보는 이 같은 상황에서 AI 단편 드라마가 유용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회당 제작비가 실사 드라마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대규모 제작진이나 유명 배우 캐스팅 없이 빠른 시간 내 제작이 가능해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지방 방송사 입장에서 타산이 맞는 시도라는 설명이다.

다만 TV라는 전통적 매체를 통해 100% AI 드라마가 송출되자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현지 매체 신경보 등에 따르면 많은 시청자가 “등장인물들의 얼굴이 전부 똑같다”, “한눈에 AI임을 알아볼 수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화면 끊김 현상이나 경직된 표정, 음성과 화면의 불일치 등 기술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서도 “너무 성급한 시도다”, “감독과 배우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 그러나 논란만큼이나 관심도 뜨거워 관련 게시글은 웨이보에서 2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제일보는 AI 드라마가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영상 품질 향상과 함께 저작권 등 법적·제도적 위험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생성 과정에서 단계별 권한과 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해야 안정적인 업계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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