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마인드(대표 김동욱)가 10일 소프트웨어 현지화 개발 라이브러리 '@aurorah/i18n'을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출시는 하이브마인드가 웹소설 등 스토리 콘텐츠 현지화 플랫폼 '오로라'에서 축적한 AI 번역 기술을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으로 확장한 첫 사례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현지화 부담을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개발자들은 소프트웨어를 다국어로 서비스하기 위해 국가별 번역 키를 별도 파일로 만들어 관리해야 했다. 신규 문구가 추가되거나 코드가 리팩터링될 때마다 키 값이 어긋나거나 누락되는 일이 잦아, 현지화 유지보수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aurorah/i18n은 이 키 관리 과정을 아예 없앴다. 소스 코드에 작성된 문자열 자체가 곧 키가 되는 방식으로, 개발자가 평소처럼 코드를 작성하기만 하면 문구가 자동으로 처리되고 실시간으로 번역된다. 별도의 설치 절차나 복잡한 환경설정 없이 패키지 설치 한 번으로 즉시 다국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AI가 1차 번역 초안을 실시간으로 생성한 뒤 백그라운드에서 지속적으로 품질을 정교화하고, 필요한 경우 사람이 검수한 번역을 고정해 반영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Next.js, SvelteKit 등 주요 웹 프레임워크를 비롯해 React, Lit, Node.js, 순수 자바스크립트 환경까지 폭넓게 지원하며, ICU 메시지포맷 표준을 기반으로 복수형·성별·날짜·숫자 표기 같은 언어별 규칙도 자동으로 처리한다.
특히 i18next, react-intl 등 기존 카탈로그 기반 라이브러리를 쓰던 기업도 별도의 재개발 없이 옮겨올 수 있다. 기존 JSON 번역 파일을 그대로 불러와 번역 캐시로 활용하고, 기존 ICU 문법과 번역 키 구조도 그대로 호환되기 때문에 키 파일만 걷어내면 전환이 끝난다.
@aurorah/i18n은 하이브마인드의 스토리 콘텐츠 현지화 플랫폼 '오로라' 안에서 이미 실전 검증을 마친 번역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표현의 미묘한 어감과 존댓말 체계까지 반영하도록 튜닝된 2단계 번역 파이프라인을 소프트웨어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해, 콘텐츠 현지화에서 쌓은 기술력을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소프트웨어 현지화 시장은 2032년 156억 달러(약 2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동안 이 시장은 번역관리시스템(TMS)과 전문 번역 에이전시가 단어·키 단위로 요금을 매기는 유료 카탈로그 방식이 주도해 왔다. 대표적인 카탈로그 기반 라이브러리인 i18next만 해도 npm 기준 주간 다운로드가 2000만 건을 넘어설 만큼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어, 그만큼 키 관리 방식을 대체할 잠재 시장도 크다는 분석이다.
소스 코드의 문자열 자체가 키가 되고 번역 엔진이 무료로 제공되는 @aurorah/i18n과 같은 방식이 확산되면, 개발자가 별도 비용이나 벤더 계약 없이 제품 출시와 동시에 다국어 서비스를 완성하는 구조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엔진은 ICU 메시지포맷 표준 지원을 중심으로 우선 공개됐으며, 하이브마인드는 사용법을 익히기 쉽도록 사용자 튜토리얼과 문서를 순차적으로 확충하고 타입 세이프 코드 생성 등 고급 기능을 추가하는 한편, 개발자들이 함께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하이브마인드 측은 “자체 개발한 현지화 엔진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번역 키 관리에 쓰던 시간과 비용을 제품 개발에 온전히 쏟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번 출시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화라는 장벽 없이 곧바로 해외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소프트웨어 현지화 영역의 기술 지원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