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국객, 통신사 로밍보다 e심 많이 썼다

자료=컨슈머인사이트
자료=컨슈머인사이트

해외에서 데이터를 쓰는 방식이 이동통신사 로밍 상품에서 e심(eSIM)으로 넘어가고 있다. 저렴한 요금과 간편한 개통 절차를 앞세운 이심이 이용률과 만족률에서 모두 로밍을 앞지르면서 통신사의 해외 로밍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1년 내 해외 출국객 1497명 대상으로 해외 데이터 이용 방식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가 해외 e심을 구입해 데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여행객이 국내 유통업체가 제공하는 해외 e심 데이터 상품을 미리 구입해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출국하는 형태가 대세가 된 것이다. 통신사 데이터 로밍 요금제 가입은 34%로 2위에 머물렀다. 현지 유심 구입은 16%, 와이파이 라우터 임대는 9%였다.

이심 이용률은 지난해 상반기 28%에서 1년 만에 8%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로밍은 32%에서 34%로 2%p 상승에 그쳤고 현지 유심과 와이파이 라우터 각각는 4%p, 3%p 하락했다.

만족률 격차는 더 컸다. 이심 이용자의 만족률은 79%로 현지 유심(64%), 통신사 로밍(58%), 와이파이 라우터(58%)를 크게 앞섰다. 이심을 선택한 이유로는 저렴한 요금(64%)과 가격 대비 많은 데이터 용량(43%), 간편한 신청·개통 절차(41%)가 꼽혔다. 로밍 이용자는 국내 통화·문자 이용 편의성(45%)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음성통화는 선택 사항으로 밀려났다. 해외 방문자의 94%가 유료 데이터를 이용한 반면 음성통화 이용자는 56%에 그쳤다. 그마저도 음성통화 이용자 중 63%는 카카오톡 등 데이터 기반 앱 통화를 썼고 통신사 로밍 음성통화는 36%였다.

통신사는 앱 기반 무료통화로 로밍 이용자 이탈을 막고 있다. SK텔레콤 '바로(baro) 통화'의 경우 해외에서 음성통화를 한 SK텔레콤 로밍 요금제 가입자의 46%가 이용했고, 이들의 로밍 만족률은 65%로 비이용자(56%)보다 높았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AI 통화앱 익시오를 활용한 '익시오 로밍콜'을 내놨다.

다만 이심 수요를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향후 1년 내 해외여행을 계획한 SK텔레콤 고객의 바로통화 이용 의향은 55%였지만 기존 이심 이용자는 38%로 낮았다. 바로통화 이용자의 로밍 만족률(65%)도 이심(79%)에 미치지 못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통신사가 선보인 앱 기반 무료통화가 로밍 고객 유지에 일부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심으로 옮겨간 이용자를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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