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프라수그렐' 파킨슨병 치료·예방 효과 입증

한국뇌연구원은 퇴행성 뇌질환 연구그룹 윤종혁 박사 연구팀이 심혈관 질환 치료에 쓰이던 약물인 '프라수그렐(Prasugrel)'이 파킨슨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11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 속에서 운동을 조절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손 떨림, 근육 경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들은 대부분 증상을 완화할 뿐, 병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막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제1저자 이슬아 씨(왼쪽)와 교신저자 윤종혁 박사
제1저자 이슬아 씨(왼쪽)와 교신저자 윤종혁 박사

연구팀은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약물의 새로운 쓰임새를 찾는 '신약 재창출' 방식을 활용했다.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약물 중에서 프라수그렐을 치료제 후보로 발굴한 뒤, 독자 개발한 오믹스-데이터 과학 기술(단백체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프라수그렐이 뇌세포의 사멸을 막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신호 전달 과정을 동시에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 파킨슨병을 유발한 마우스 실험에서도 성과가 확인됐다. 경구 투여한 프라수그렐은 혈액에서 뇌로 성공적으로 이동해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했다. 이어 진행된 운동기능 평가(로타로드 실험)에서도 마우스의 보행 및 운동 능력이 유의미하게 회복됐다. 연구팀은 최근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하고, 현재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윤종혁 박사는 “파킨슨병은 발병 원인이 복합적이어서 단일 기전의 조절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는 최신 데이터 과학 연구 방법을 접목해 기존 약물이 파킨슨병 치료에 작용하는 새로운 경로를 정확히 제시한 성과로, 향후 새로운 뇌질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의미있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뇌연구원 기본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엔피제이 파킨슨병(npj Parkinson's disease)'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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