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늘 뭔가 하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뭔가 한다는 것은 바쁘다는 뜻이다. 가끔 바쁜 것이 아니라 늘 바쁜 것, 뭔가 한다는 것은 언제나 분주하다는 뜻이다. 현대 사회에서 바쁨은 유능함의 증거이자 성실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쉴 때조차 '내가 이래도 되나?' '자기계발을 해야 하나?'라며 불안해 한다. 하지만 이제는 멈춰야 한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뇌를 재충전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 휴식의 양뿐 아니라 질도 문제다. 질 높은 휴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휴식은 행복을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필수다.
사람들 대부분이 생각하는 휴식의 정의는 휴식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휴식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부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까지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휴식은 자기 진단과 자기 처방의 문제이며, 사람마다 휴식의 의미가 다르다.
클라우디아 해먼드의 책 '잘 쉬는 기술'은 우리의 휴식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자신에게 맞는 휴식 활동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전 세계 135개국 1만8000명이 참여한 휴식 연구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악 순위를 발표할 때처럼 10위에서 1위까지 역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10위는 나를 돌보는 명상이다. 명상은 힘든 상황에 평안함을 부여함은 물론 우리가 언제 쉬어야 할지 알려준다. 몸과 마음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실마리를 찾아 낼 수 있다. 9위는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는 방편이 되어 주는 텔레비전 시청이다. 이는 현실 도피적이고 자신에게서 벗어 날 기회를 제공하는 쉬운 휴식법이다. 우려되는 점은 중독성이 지나쳐서 탐닉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8위는 잡념이다. 두서없는 생각, 잠시 동안 머릿 속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튀어 올랐다 사라지는 그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뭔가를 탐색하고 다른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또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하게 한다. 7위는 바쁜 스케줄에서 시간을 내어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 6위는 산책이다. 걷는 행위는 시간을 확장해주고 시간의 깊이감을 만들어 준다. 걷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생각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5위는 아무것도 안하기다. 죄책감 없이 온전히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 다시 활동할 수 있게 재정비해준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 역시 휴식이 되려면 스스로 선택해야만 한다. 4위는 음악을 듣는 기쁨이다. 음악이 휴식으로 느껴지기를 바란다면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는 대체로 듣기 편한 음악이 좋고, 기분이 나쁠 때는 단순한 음악이 가장 좋다.
3위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다. 혼자 있는 데에는 틀림없이 뭔가 특별한 것, 심지어 마법 같은 것이 존재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자발적으로 선택할 때의 장점은 타인들이 나의 정체성을 강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한 통제권을 스스로 얼마나 갖느냐 하는 문제다.
2위는 자연에서 얻는 회복력이다. 인공적인 자극이 없는 자연 풍경은 우리 뇌의 주의력 피로를 가장 빠르게 회복시켜 준다. 자연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세계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느끼고, 자연은 또한 시간이 지나간다는 것을 알려준다. 자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우리를 한 발 뒤로 물러나게 한다.
1위는 책을 읽는 시간이다. 독서는 머리뿐 아니라 몸까지 활성화한다. 그러나 독서는 수동적인 취미가 아니라 꽤 많은 노력을 요하는 활동이다. 독서는 주위를 다른 곳으로 돌려 걱정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정반대의 기능도 한다. 독서는 우리가 자신의 세계로부터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잡념에 빠진 가운데서도 자신의 삶을 곰곰히 생각하도록 해준다. 독서가 진정한 휴식을 얻도록 해줄 수 있는 바로 그 이유다.
1위에서 5위까지 상위권 휴식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바로 혼자만의 시간과 온전한 통제권이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요구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오롯이 내 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을 때 우리 뇌는 비로소 깊은 숨을 내쉰다.
잘 쉬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쉬는 시간은 인생을 낭비하는 멈춤의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내일을 향해 달릴 수 있도록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시간이다. 모두에게 완벽한 단 하나의 휴식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고 나에 맞는 휴식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정수 씨앤에프시스템 대표 ceopjs@cnfsyste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