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플랙트그룹의 해외 냉난방공조(HVAC) 설비 생산 물량을 이르면 내년부터 광주로 전환한다. 이달 신공장 건축허가를 마치고 다음 달 착공식을 여는 방안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조율 중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투자 활성화에 맞춰 중앙공조·정밀냉각 장비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해 대형 프로젝트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남광주시와 HVAC 신공장 건설을 위한 막바지 건축허가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 지난달 시에 건축허가 신청 이후 북구 오룡동 1119번지 일대에 상수도 및 배수설비, 차량진출입로 설치 등 실무협의를 하고 있다.
전남광주시는 차량 진출입시설 도로점용과 배수설비 설치를 위한 도로굴착을 허가했다. 공장 증축에 따른 교통영향평가도 하고 있다. 상수도 분야 검토와 건축허가 재협의도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달 안에 건축허가를 받고 다음 달 착공식을 개최하는 방안을 특별시와 논의하고 있다.
플랙트그룹 HVAC 신공장은 광주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그린시티 3캠퍼스에 마련된다. 기존 공장 일부 생산라인을 조정하는 한편 캠퍼스 내 유휴부지에 별도 공장동을 세우는 증축 방식으로 추진된다. 삼성전자는 신공장 건설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공장은 국내 AIDC에 공급할 중앙공조·정밀냉각 장비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그동안 플랙트그룹의 유럽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던 물량 일부를 광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 조달하던 제품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 체계를 갖추는 만큼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광주 공장의 초기 생산 물량은 국내에서 잇따르는 AIDC 인프라 구축 수요에 우선 투입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광주 공장을 기반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를 비롯한 국내 대형 AIDC 구축 사업의 공조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주요 수요처와 생산 기지의 인접성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또, 해외 공장에 의존하던 공급망을 국내로 전환하는 만큼 대형 프로젝트 납기 준수와 고객별 맞춤형 설계 요구에 적기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는 해외 생산 물량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플랙트그룹은 6월부터 인도 푸네에서 연간 6500대 규모 생산을 목표로 투자하고 있다. 인도와 아시아·동남아시아 시장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미국 현지 공장 신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AIDC 투자가 예정된 상황에서 냉각 장비의 국내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것은 납기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공급망 안정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공공·민간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국내 생산 장비 활용을 유도할 세제·보조금·평가 가점 등 제도적 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착공식과는 별개로 실제 공사 개시 시점은 시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신공장 예정 부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맹꽁이'의 포획·이주가 관건이다. 이주 완료보고와 환경당국의 현장 확인을 마쳐야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 가능하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