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불안하다?”…'롤러코스피' 놀란 외국인, 대만으로 몰렸다

지난달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이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국보다 대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이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국보다 대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이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국보다 대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 증시의 높은 가격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12일 국내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며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대만 가권지수가 이달 들어 해외 자금 17억달러를 끌어들이면서 6주간 이어진 순매도 흐름을 끊었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62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AI 관련 투자 분위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해외 자금이 상대적으로 불안정성이 낮은 대만 시장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과 대만은 모두 AI 산업 성장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대만은 차입이나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비교적 낮고 산업 구성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시장의 경우 경기 변화에 민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안팎에 달한다. 대만 역시 TSMC의 영향력이 상당하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하드웨어 관련 기업들이 공급망을 구성하고 있어 시장 구성이 보다 폭넓다는 분석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그랜섬 메이오 반 오터루(GMO)의 워렌 치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이폰에 사용되는 부품은 모두 대만에서 만들어진다”며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겠지만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지나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내 증시의 급격한 움직임에는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레버리지 ETF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었다. 해당 상품은 수익률을 확대하기 위해 현물 주식과 파생상품을 활용하며, 매일 포지션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움직임을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다. 특히 특정 종목에 관련 상품이 집중되면서 해당 주식을 직접 보유한 투자자들까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과 비교해 약 40% 밀렸으며, 변동성 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인 96.9까지 치솟았다. 하루 기준으로 가장 큰 움직임은 7월 31일 나타났으며, 당시 지수는 하루 만에 18% 급등해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AI 관련 종목의 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이후에도 해외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충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상 가장 낮은 5.1배 수준까지 내려갔다. 반면 대만 증시 상장사들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9.5%로 높아지며 코스피의 7.4%를 넘어섰다. 대만 기업들의 실적 전망 개선 폭이 한국을 웃돈 것은 약 1년 만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7월 급락 이후 아직 시간이 충분히 지나지 않은 만큼 최근의 반등만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선호가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벤짐라 소시에테제네랄 주식 전략가는 장기적으로는 AI 기술이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연결될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