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고효율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현…새로운 분자 배열 제어

분자의 전하 분포에 따른 규칙적인 배열과 계면 층상 구조 형성 원리.
분자의 전하 분포에 따른 규칙적인 배열과 계면 층상 구조 형성 원리.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이광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전략연구사업단장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계면에서 분자의 배열을 제어해 전하 손실을 줄이고, 대면적 소자에서 발생하는 성능 저하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변환효율이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전지가 높은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빛을 흡수하는 광흡수층에서 생성된 전하가 전하수송층으로 원활하게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소자의 면적을 넓히면 두 층이 맞닿는 계면(태양전지를 이루는 서로 다른 두 물질(층)이 맞닿는 경계면) 상태가 위치에 따라 달라지면서 전하 이동이 불균일해지고 이에 따라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유기 분자를 도입하는 기존 계면 처리 기술은 전하 손실을 일으키는 표면 결함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분자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되면 전하의 이동을 방해해 계면에서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돌계 유기 암모늄 분자라는 유기 분자에 주목했다. 이 분자는 질소 원자가 포함된 고리 모양의 구조를 갖고 있어 전하가 분자 내부에서 한쪽으로 치우쳐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인돌 분자들이 서로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구조가 다른 두 종류의 유기 분자와 비교해 분자 배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인돌 분자는 서로 마주보는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결합하면서 규칙적인 면대면 적층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고리 구조의 크기보다 분자 내부의 전하 분포가 분자의 규칙적인 배열을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왼쪽부터 홍석원 GIST 화학과 교수, 이광희 전략연구사업단장, 강홍규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부소장. 뒷줄 왼쪽부터 김상진 화학과 박사과정생, 기태윤 히거신소재연구센터 박사, 김상조 차세대에너지연구소 연구원.
왼쪽부터 홍석원 GIST 화학과 교수, 이광희 전략연구사업단장, 강홍규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부소장. 뒷줄 왼쪽부터 김상진 화학과 박사과정생, 기태윤 히거신소재연구센터 박사, 김상조 차세대에너지연구소 연구원.

이렇게 규칙적으로 배열된 인돌 분자는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서 일정한 방향과 간격으로 고르게 배열되고, 그 위에 형성되는 전자수송층 '씨 식스티(C60)'와의 접촉면도 균일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하가 소실되는 비방사 재결합을 억제하면서도 페로브스카이트에서 C60로의 전자 이동을 원활하게 유지해, 계면에서 발생하는 전하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계면 설계 원리를 실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한 결과, 소면적 태양전지에서 26.94%의 인증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으며, 25㎠ 대면적 태양전지에서도 23.21%의 인증 효율을 달성했다. 새로 제안한 계면 설계가 소면적 소자뿐 아니라 대면적 모듈에서도 높은 효율을 구현하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장기 안정성 평가에서도 85℃의 고온 환경에서 1000시간 후 초기 효율의 93% 이상을 유지했으며, 실제 태양광과 유사한 세기의 빛을 지속적으로 비춘 조건에서도 1800시간 후 초기 효율의 85%를 유지했다.

향후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경량·유연 태양전지, 모바일 전원 등 다양한 분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광희 단장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높은 효율을 대면적에서도 구현하는 것은 상용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번에 제시한 분자 설계 원리가 대면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계면 손실을 줄이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반 기술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최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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