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 최저가 입찰도 대기업에 오픈…국방 구매사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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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대기업 참여제한 완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최저가격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구매형 사업까지 대기업에 문을 열어줬다. 고난도 기술 등을 요하는 사업이 아닌 단순 구매·교체 사업까지 개방할 경우, 대기업의 자본력·구매력에 밀려 중소·중견 기업이 설자리를 잃고 SW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이 최근 196억원 규모 '해군전술C4I체계(KNCCS) 전투효율성 개선' 사업에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를 적용해 발주한 사업을 삼성SDS가 최종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해군이 운용하는 KNCCS의 노후 하드웨어(HW)와 SW를 교체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사업은 기술제안 경쟁보다 가격 경쟁에 무게를 둔 '2단계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규격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85점 이상을 받은 업체를 적격업체로 선정(1단계)한 뒤, 이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2단계)한 업체가 낙찰받는 구조다.

기존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사업의 경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과 국방·외교·치안 등을 이유로 대기업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발주처가 판단할 경우 심의를 신청,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이번 사업의 경우 기존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요건과는 동떨어진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국방 분야이기는 하나 그동안에는 무기체계 등 SW 개발 사업에 한해 대부분 대기업 참여를 인정해줬다”면서 “이번 사업 내용에는 고난도의 기술력이나 보안을 요하는 부분이 거의 없음에도 대기업 예외 사업으로 신청, 승인을 받았다는 점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기품원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품원 관계자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한 사업”이라며 “국방 보안을 위해 신뢰성 높은 기업 선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차세대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기업 참여 예외가 폭넓게 인정될 경우 전문 중소·중견 SW기업의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은 자금력과 HW 대량 구매력, 손실 감내 능력을 갖춘 만큼 최저가 시장에서 중견기업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사업에서 대기업 참여가 허용된 이후 업계가 우려했던 가격 경쟁이 현실화했다. 삼성SDS는 69%대 투찰률로 사업을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정보화 사업에서 80% 이하를 저가 투찰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에서는 공공SW 시장의 대기업 참여제한을 완화하는 SW진흥법 개정 논의가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김숙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국방이나 차세대 사업이라는 이유로 대기업 참여 예외를 계속 인정하다 보면 규모가 큰 사업은 결국 대기업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별 사업의 예외 인정 여부에 매몰되기보다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가 실제로 중소·중견 SW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전체적인 관점에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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