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성장 엔진이 인프라 중심의 '클라우드'에서 실질적 성과 창출이 가능한 '인공지능(AI)'으로 재편되고 있다. 클라우드 생태계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AI를 구동해 비즈니스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산업 전반의 체질이 급변하는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5년 SW산업·SW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SW(클라우드·빅데이터·IoT·AI·VR/AR/MR·블록체인) 분야에서 그동안 시장을 끌어온 클라우드의 자리를 AI가 꿰차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은 2024년 2842개에서 지난해 2723개로 119개(4.2%) 줄어들며 신SW 6대 분야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반면, AI 추진 기업은 1560개에서 1738개로 178개(11.4%) 늘어났고, 빅데이터 역시 1659개에서 1842개로 183개(11.0%) 증가해 나란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찍었다. 특히 신SW 분야별 실제 매출 발생 기업 비중에서 클라우드(82.5%)와 AI(80.1%)의 격차가 오차범위 수준으로 좁혀져, AI가 확실한 수익 모델로 안착했음을 입증했다.
고용 시장의 모습도 유사했다. 전체 신SW 인력 규모는 2024년 6만명에서 지난해 5만6300명으로 6.2% 감소했다. AI 확산에 따라 인력 구조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와중에 AI 인력은 1만 900명에서 1만 2300명으로 12.8% 급증했다. 신SW 인력 중 AI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1.8%까지 치솟으며 빅데이터(16.6%)를 밀어내고 클라우드(37.2%)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반면 클라우드를 포함해 빅데이터, IoT, VR/AR/MR, 블록체인 등 대다수 전통적 신SW 분야의 인력은 축소됐다.
향후 인력 수급과 채용 시장에서도 이러한 'AI 중심 시프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올해 신SW 분야별 충원 수요 비중은 클라우드(27.3%)와 AI(25.9%)가 대등한 수준을 형성했으며, 부족 인력 비중도 AI(24.8%)가 클라우드(29.1%)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다만, 신기술 인력을 신규 채용 대신 기존 인력 재배치로 메운다는 응답은 87.5%에서 90.7%로 올랐고 실제로 신규 채용 비중은 40.2%에서 24.0%로 감소했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기존 인력을 AI 인재로 재편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국내 SW 기업의 전체 인력은 64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고, R&D 총액도 9조2000억 원으로 2.1%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 전체의 파이가 제자리인 상황에서 AI 분야로 투자, 인력을 재편·집중하는 상황이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가 기업의 혁신을 위한 인프라였다면 AI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고도화의 핵심”이라며 “인프라 투자를 일단락 지은 기업이 AI 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내부 인력을 AI 분야에 어떻게 재투입할지가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