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 가발도 특허전쟁…韓 IP5 등록 세계 2위

탈모 보완재서 패션·뷰티 아이템으로 진화…하이모 세계 7위

가발이 탈모를 가리는 '보완재'에서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면서 관련 기술을 둘러싼 특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식재산처가 2004~2023년 한국·미국·일본·유럽·중국 등 주요 5개국 특허정(IP5)에 신청된 가발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적 출원인의 누적 출원은 756건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일본(1374건·36%)에 이어 미국과 공동 2위다.

특허등록 실적에서는 한국의 순위가 더 높았다. 한국 국적 출원인의 등록 특허는 523건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해 일본(637건·3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미국은 292건(17%)으로 3위였다.

가발 시장이 커지면서 기술개발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부 기술별로는 가발 제조공정 및 장치 관련 특허가 1073건(21%)으로 가장 많았다.

지식재산처, 가발도 특허전쟁…韓 IP5 등록 세계 2위

가발 소재의 성질을 개선해 자연스러움과 내구성을 높이는 소재 개질 기술이 1022건(20%)으로 뒤를 이었다.

착용감과 기능성을 높이는 기술도 주요 분야로 꼽혔다. 가발 베이스의 밀착성과 착용감을 개선하는 기술은 732건(15%), 헤어피스 관련 기술은 709건(14%)으로 집계됐다.

특히 헤어피스 기술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헤어를 연장하거나 액세서리를 붙이는 헤어피스 관련 기술은 가발이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며 출원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기업별 특허 경쟁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2004~2023년 다출원인 순위에서 일본 카네카가 293건으로 1위, 아데랑스가 284건으로 2위, 덴카가 164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 가운데 하이모가 35건으로 세계 7위에 올랐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상위권에 진입한 배경에는 K-뷰티에 대한 글로벌 관심 확대와 함께 가발 관련 기술개발이 꾸준히 이어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 전망도 밝다. 가발 및 헤어 익스텐션 시장은 2025년 약 79억5000만달러(약 11조원)에서 2035년 약 163억9000만달러(약 23조원)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확대에 따라 가발산업의 경쟁구도 역시 제품 디자인 중심에서 소재와 제조기술, 착용 편의성 등을 아우르는 기술 경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초고령화와 탈모 연령대 하락, 젊은 세대의 미용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가발의 소비층이 넓어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을 가발산업의 해외시장 확대 기회로 보고 있다.

제품 경쟁력에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결합할 경우 K-가발이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재석 지식재산처 특허심사기획국장은 “가발은 단순한 보완용품을 넘어 개인의 개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K-뷰티를 넘어 K-가발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특허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관련 특허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