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던 예별손해보험(舊 MG손해보험)과 KDB생명 매각이 잇따라 진전을 보이면서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기존에 보험 계열사가 없었던 OK금융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신규 플레이어 시장 진입이 예고된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13일 산업은행으로부터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도 참여했지만 한국금융지주가 인수 후보로 낙점됐다.
앞서 산업은행이 2014년부터 여섯 차례 매각에 실패했던 만큼,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7번째 도전 만에 KDB생명이 새 주인을 맞게 된다.
지난달에는 예금보험공사가 예별손보 매각을 위해 OK금융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예별손보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 보험계약과 자산·부채를 이전받아 설립된 가교보험사다. 예별손보는 현재 약 122만명 보험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OK금융은 예보와 고용승계 및 자본확충, 지원 규모 등을 협의하고 있다.
두 거래가 성사되면 보험업계에 동시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게 된다. 신규 사업자의 등장은 기존 보험사에도 자극이 될 전망이다. 타 금융업에서 축적한 고객·디지털·자산운용 역량이 보험에 접목될 경우 상품과 판매채널 경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간 표류했던 부실·취약 보험사 정상화가 진행된다는 점도 시장 재편 효과로 꼽힌다.
OK금융은 저축은행·캐피탈 중심 사업구조에 손해보험을 추가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 저축은행 고객 기반과 보험상품을 연계한 방카슈랑스 영업도 기대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KDB생명이 보유한 장기 운용자산을 활용한 자산운용 시너지와 연금·자산관리(WM) 사업 확대를 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기준 KDB생명 자산은 16조557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는 공통 숙제가 될 전망이다. 예별손보 올해 1분기 건전성비율(지급여력·K-ICS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13.1%, 적용 후 -15.3% 수준이다. 경과조치 전 기준 가용자본이 -1090억원을 기준으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까지 도달하려면 단순 계산시 약 1조2000억원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KDB생명도 1분기 경과조치 적용 전 K-ICS 비율이 74.5%로 권고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말 5000억원을 증자했지만 업계에서는 금융당국 권고치까지 건전성을 정상화하려면 추가로 1조원 안팎 자본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M&A가 단순한 매각을 넘어 금융그룹 보험업 진출 확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수 이후 자본 투입과 사업 경쟁력 회복 여부가 두 금융그룹 보험업 안착을 가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과 예별손보 모두 자본 관리에 애를 먹었던 만큼, 건전성 회복이 중요할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 이후 보험에 도전하는 금융그룹들이 기존에 각자가 축적해 온 노하우들을 보험에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