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 배분과 공장 신설 등 기업 경영상 결정 사항에 대해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17일 밝혔다.
경총은 이날 '노동 현안에 대한 경영계 제언'을 통해 이같이 발표하며 국가전략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메가특구특별법에 노동 유연성 강화 조치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 배분 요구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 등에 해당하지 않아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고, 이를 목적으로 한 파업은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노사가 성과급으로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고정 지급하기로 합의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카카오 노조 등에서 영업이익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면서 쟁의권을 확보해 사측과 대립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총은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정의규정을 개정해 이익 배분 등 고도의 경영상 의사 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고용노동부도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통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투자·연구개발(R&D) 위축, 노사갈등 심화로 글로벌 경쟁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반도체 공장 건설을 단체교섭 의제로 삼으려는 노동계 시도에 대해서도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신규 공장 설립은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대법원 판례와 노동부 해석지침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앞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 “건설적 대화를 통해 국가적 과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노사정 협의를 제안한 바 있다.
경총은 판단 기준인 노동부 해석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산업 현장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행령·시행규칙 등으로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정의규정 개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경총은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 경쟁국이 노동 유연성 확보와 국가적 자금 지원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은 경직된 노동법에서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메가특구특별법에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도입(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완화)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확대 △파견 대상 업무 확대 등 노동 유연성 강화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영업이익 성과 배분과 공장 신설 등 기업 경영상 결정이 노사 갈등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며 “메가특구가 국가전략산업 육성 출발점이 되기 위해선 노동 유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