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경쟁력을 공장과 장비만으로 보면 핵심 병목을 놓친다. 반도체는 EDA 없이 설계할 수 없고, 자동차와 항공은 CAD·CAE로 설계·해석하며, 공장은 MES·SCADA·DCS로 생산과 제어를 운영한다. SW(SW)가 멈추면 첨단장비도 움직이지 않는다.
중국은 산업용 SW를 제조업 '운용체계'이자 공급망 안보 문제로 다룬다. 연구개발 설계, 생산제어, 제조 운영, 경영관리와 임베디드 SW를 구분하고, 국산화·AI 결합·산업현장 적용을 지원한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중국 산업용 SW 정책 본질은 외산 제품을 단순 대체하는 데 있지 않고, 중국 공정·장비·데이터에 맞는 SW 생태계를 고객 현장에서 반복 검증하는 데 있다.
![[테크 차이나] 공장 운용체계 국산화하라…중국 산업용 소프트웨어 공급망 전쟁](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8/19/news-p.v1.20260819.d843deaf6c284047ac596b9ef2b77de6_Z1.png)
첫째는 연구개발 설계다. EDA는 반도체 설계·검증, CAD는 제품설계, CAE는 구조·열·유체·전자기 해석, CAM은 가공경로를 만든다. PLM은 설계 도면과 부품·변경·제품수명 정보를 관리한다.
둘째는 생산제어다. PLC·DCS·SCADA가 설비와 공정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감시한다. 안전성과 실시간성이 중요해 장기간의 현장검증이 필요하다.
셋째는 제조 운영이다. MES·CIM·APS·WMS가 생산계획, 품질, 설비·물류와 반도체 공정을 관리한다.
넷째는 경영관리다. ERP·SCM·CRM이 주문·구매·재고·재무와 고객을 연결한다. 이 네 층이 연결돼야 설계변경이 공정과 공급망, 원가에 반영된다.
소비자용 SW는 사용자와 기능이 빠르게 바뀌지만 산업용 SW는 수십 년의 공정 지식과 데이터가 축적된다. 사용기업은 생산 중단 위험 때문에 쉽게 공급자를 바꾸지 못한다. 생태계가 강한 해외기업은 파일 형식·플러그인·전문인력과 교육까지 장악한다.
중국기업이 기능을 따라 만들어도 고난도 설계·해석의 정확도, 대형모델 처리, 실시간 제어와 안정성, 글로벌 부품·장비와의 호환성에서 차이가 남을 수 있다. 특히 고급 EDA, CAE, PLM과 고성능 PLC·CIM은 장기적인 고객 검증이 필요하다.
미국의 수출통제와 산업 안보 이슈는 국산화 압력을 높였다. 그러나 외산 SW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생산성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기존 데이터와 공정, 협력사의 도구를 안전하게 이전하고 실제 고객이 계속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용 SW의 가장 큰 문제는 첫 고객이다. 공장은 검증되지 않은 SW로 생산설비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중국 지방정부는 공급기업 연구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제조기업 구매비용을 보조하는 SW 바우처(软件券)를 사용한다.
후베이성 2026년 정책은 자주적 통제가 가능한 산업용 SW를 구매한 기업에 계약 금액의 최대 40%, 다른 산업용 SW는 최대 20%, 기업당 최대 200만위안(약 29만4600달러)을 지원한다. 수요기업이 국산 SW를 실제로 도입하도록 하는 수요측 정책이다.
광둥과 여러 지역은 AI+제조업 정책 안에 산업용 SW와 모델·데이터·산업제어를 넣는다. 중소기업 디지털전환 시범도시는 MES·ERP·품질·에너지 솔루션을 공급목록에 올리고 반복 확산을 지원한다.
공급기업에는 연구개발·첫 상용 SW 인정·보험·조달과 산업펀드를 붙이고, 고객 기업에는 바우처·실증·개조비를 지원한다. 양쪽을 동시에 움직이는 이유다.
화다주톈(华大九天·Empyrean)과 개륜전자(概伦电子·Primarius)는 EDA, 중왕소프트웨어(中望软件·ZWSOFT)는 CAD·CAE, 중쿵테크(中控技术·SUPCON)는 DCS와 산업제어, 바오신소프트웨어(宝信软件·Baosight)는 철강·제조 MES와 산업인터넷에서 강점을 갖는다.
딩제디지털(鼎捷数智·Digiwin), 사이이정보(赛意信息·SIE)는 ERP·MES·PLM과 제조 디지털화, 용여우(用友网络·Yonyou)와 킹디(金蝶国际·Kingdee)는 경영관리·클라우드 SW를 제공한다.
이 기업들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다. 설계·제어·운영·경영층의 기술과 고객, 판매방식이 다르다. 중국 산업용 SW를 'ERP 국산화' 또는 'EDA 국산화' 하나로 설명하면 생태계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산업용 SW는 데모만으로 검증할 수 없다. 실제 공장의 장비·공정·데이터와 연결해야 한다. 중국 국유기업과 체인주 기업은 첫 고객과 실증환경을 제공하고, SW 기업은 현장 개발을 통해 제품을 개선한다.
철강·석유화학·전력·자동차·반도체처럼 대규모 공정은 국유기업 비중이 높아 정책과 구매를 연결하기 쉽다. 산업단지와 제조업혁신센터, 중소기업 디지털전환 시범도시는 여러 기업의 공통 요구를 모은다.
장점은 빠른 적용과 데이터 축적이다. 위험은 SW 기업이 특정 대기업 맞춤형 개발사로 머물고 범용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수익은 생겨도 표준제품과 반복 매출이 없다면 글로벌 경쟁력이 약하다.
생성형 AI와 산업모델은 설계 자동화, 코드 생성, 공정최적화, 예지보전과 자연어 기반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중국은 AI를 CAD·CAE·MES·DCS와 결합해 국산 SW 기능 격차를 줄이려 한다.
그러나 산업용 AI는 정확성과 책임이 중요하다. AI가 만든 설계와 제어 명령이 안전기준을 위반하면 큰 사고가 발생한다. 학습데이터의 권리와 품질, 모델검증, 인간의 승인 절차를 설계해야 한다.
AI가 기존 SW의 데이터형식과 API에 종속되면 외산 생태계 의존이 다른 형태로 지속될 수 있다. 중국은 SW 국산화와 함께 산업데이터·표준·컴퓨팅 인프라를 묶으려 한다.
첫째는 고급기능 격차다. 복잡한 반도체·항공·자동차 설계와 대형공정 제어는 정확도와 안정성이 장기간 검증돼야 한다.
둘째는 생태계다. 플러그인, 교육·자격, 컨설팅, 데이터와 협력사까지 갖춰야 고객이 전환한다.
셋째는 맞춤개발 함정이다. 고객별 프로젝트가 늘면 제품 표준화와 해외 확장이 어려워진다.
넷째는 데이터·보안이다. 공정데이터와 제어 권한을 SW 기업·클라우드에 넘길 때 영업비밀과 사이버보안 위험이 생긴다.
다섯째는 강제 대체다. 성능이 부족한 국산 제품을 정책으로 밀면 제조기업의 생산성과 안전을 해칠 수 있다. 호환·병행운영과 단계적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용 SW 국산화는 외국 제품을 목록에서 지운다고 달성되지 않는다. 사용기업 공정·제품 데이터, 기존 시스템과 호환성, 플러그인·컨설팅·교육 생태계가 함께 있어야 한다. 대기업이 로컬 제품을 시험할 시간과 비용을 부담하고, 공급기업은 장기간 유지보수와 업데이트를 제공해야 한다.
중국 바우처와 첫 상용 SW 정책은 고객의 초기 전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보조금이 종료된 뒤에도 성능·보안·총소유비용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지방정부가 지역 SW를 의무 구매하도록 하면 단기 매출은 늘어도 전국·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되지 못할 수 있다. 동일 기능 제품을 여러 지역이 중복 개발하는 문제도 있다.
평가 기준은 매출과 설치 수보다 실제 공정에서의 사용률, 가동 중단 감소, 설계 기간과 불량률 개선, 외부 생태계 규모가 돼야 한다. 데이터 이전과 API, SW 종료 시 고객의 권리도 표준계약으로 보호해야 한다.
한국의 EDA·CAE·MES·산업용 AI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는 산업용 SW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안 된다. 연구개발 설계 SW는 알고리즘·특허·고급인재와 글로벌 표준이 중요하고, 생산제어 SW는 실시간 안정성과 하드웨어 호환성, 제조 운영 SW는 고객 공정과 현장서비스가 중요하다.
중국 현지법인이나 파트너를 통해 고객 맞춤 개발을 할 경우 핵심 엔진과 프로젝트 코드, 학습데이터, 고객 공정 노하우를 분리해야 한다. 중국의 국산화 요구가 단순 구매 우대인지 소스코드·기술이전 요구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사이버보안·데이터 현지화와 수출통제 규정은 제품 구조에 직접 영향을 준다.
한국 정부는 산업용 SW를 SW 수출정책과 제조혁신정책 사이에 두지 말고 독립적인 전략산업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의 실제 공정에서 국산 제품을 검증하고, 성공한 제품이 해외 고객으로 나갈 수 있도록 시험·표준·금융을 연결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적 제조기업과 공정을 보유했지만 CAD·CAE·EDA·PLM과 일부 산업제어 SW는 해외 의존도가 높다. 제조 디지털화 정책이 장비·스마트 공장에 집중하면 SW의 기술·데이터가 외부에 남을 수 있다.
정부는 분야별로 국산화율보다 핵심 기능·데이터·표준과 공급망 위험을 지도화해야 한다. 지자체는 지역 제조기업의 공통수요를 모아 SW 기업이 반복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제공해야 한다.
대기업은 국산 SW를 값싼 외주로 보지 말고 API·공정데이터·검증인력을 제공하며 공동제품화를 해야 한다. 금융권은 프로젝트 매출보다 반복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고객 전환 비용을 실사해야 한다.
대학은 산업용 알고리즘과 SW 아키텍처, 공정전문가를 함께 양성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고객 한 곳의 맞춤형 개발에 갇히지 않도록 제품화·표준·지식재산권을 관리해야 한다.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은 현지 국산화·데이터·보안 요구와 외산 도구 제한을 계약 단계에서 확인해야 한다.
중국 산업용 SW 정책에서 배울 것은 외산을 일괄 배제하는 방식이 아니다. 공급기업 기술개발과 제조기업 구매·실증을 함께 지원해 SW가 실제 공정에서 반복적으로 살아남게 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제조 강국의 공장을 해외 SW 위에서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공정 지식과 데이터를 자국 SW 생태계로 축적할 것인가.
박지민 36kr코리아 공동 대표 3guowill@krstar.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