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규제 완화와 레버리지 상품 도입이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과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1일 코스피가 지난 6월 19일 고점 이후 약 두 달 만에 30% 급락하면서 빚을 내 투자하거나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든 개인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허용했다. 하지만 관련 상품이 출시될 당시 코스피는 이미 지난해 10월 저점보다 두 배 이상 오른 상태였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열풍도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개인 투자자가 몰렸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액은 6월 24일 2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들어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됐다.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7월 초 97.99까지 치솟으며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졌다. 씨티는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에서 입은 손실을 387억달러로 추산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를 잃고 미국 시장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 급락은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는 서울에서 주식 투자 관련 상담을 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말을 인용해 관련 상담 환자가 6월 이후 하루 평균 11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정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시장에 자리 잡기 전에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외국인 장기투자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레버리지 상품 도입 과정에서 위험 요인을 검토했으며 시장 안정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급락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단순한 주가 상승뿐 아니라 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