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돗물이나 우유, 해수 등에 섞인 미세·나노플라스틱과 농약 성분을 더 빠르게 가려낼 수 있는 센서 기술이 개발됐다. 여러 오염물질을 한 번에 판별할 수 있어 환경 분석 기업과 식품 검사기관, 수처리 현장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있다.
경희대학교는 유정목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정대현 스마트팜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재생 셀룰로오스 하이드로겔과 금 나노입자를 결합해 표면증강라만산란(SERS) 기반 센서 플랫폼을 구현했다고 26일 밝혔다.
미세·나노플라스틱은 하천, 해양, 토양, 식품 등에서 발견되지만 입자가 작고 농도가 낮아 정밀 검출이 쉽지 않다. SERS는 미량 물질을 분석하는 기술로 주목받아 왔으나, 기존 방식은 플라스틱 입자와 금속 나노구조의 접촉 면적이 제한돼 신호 증폭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물과 접촉하면 다시 팽창하는 재생 셀룰로오스 하이드로겔의 특성을 활용했다. 하이드로겔 표면에 금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배열한 뒤, 물속에서 하이드로겔이 팽창할 때 금 나노입자가 나노플라스틱 주변으로 재배열되도록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라만 신호를 증폭하는 고밀도 '핫스팟'이 형성돼 낮은 농도의 나노플라스틱 검출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80·150·850나노미터(nm) 크기의 폴리스타이렌 나노플라스틱을 대상으로 성능을 검증했다. 저수지 물과 수돗물, 우유, 모사 해수 등 복합 시료에서도 적용 가능성을 살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분석도 접목했다. 복합 라만 스펙트럼의 상호관계를 학습하는 멀티라벨 AI 모델을 구축해 미세·나노플라스틱, 유기염료, 농약이 함께 있는 시료에서 각 오염물질을 식별하도록 했다. AI 판단 근거가 물질별 고유 라만 지문과 일치하는지도 검증했다.
유정목 교수는 “재생 셀룰로오스 하이드로겔을 단순 지지체가 아니라 금 나노입자 구조를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기능성 소재로 활용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낮은 농도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센서 기술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대현 교수는 “AI 분석을 결합해 여러 오염물질이 섞인 복합 시료에서도 물질별 식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환경오염물질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분석하는 기술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19.9)'에 게재됐고, 글로벌 나노기술 전문매체 나노워크(Nanowerk)의 '나노워크 스포트라이트'에도 소개됐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